‘자살 검사’에 폭언·폭행 확인… 가해 부장검사 해임키로

大檢 “극단선택 원인중 하나”
부하관리문제 해임 첫 사례
남부지검장엔 ‘총장 경고’

대검찰청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홍영(33) 서울남부지검 검사의 부서장인 김모 부장검사의 폭언·폭행 등 비위 사실을 다수 확인, 해임하기로 했다. 대검은 김 부장검사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에게 검찰총장 경고 처분을 했다.

특히 대검은 김 부장검사의 폭언·폭행이 김 검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같은 책임을 물어 검찰이 검사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징계인 해임 청구를 전격 결정했다. 후배 검사에 대한 폭언·폭행 행위로 검사에게 해임청구 징계가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사는 검찰청법 제37조에 따라, 국회에서 탄핵당했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않도록 신분이 보장돼 있어 해임이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다.

대검 감찰본부는 김 검사 자살 사건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김 검사의 상급자인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 조사를 벌여 폭언·폭행 행위를 확인, 해임 의견으로 법무부에 징계청구를 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검사는 지난 5월 1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그의 유서에는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에 대한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김 부장검사가 김 검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 검사가 평소 친구들에게 SNS를 통해 ‘(부장이) 술에 취해 때린다’ ‘부장 시중으로 힘들다’ ‘죽고 싶다’고 호소한 사실이 알려졌다.(문화일보 6월 30일자 8면 참조)

대검이 김 부장검사가 서울남부지검, 법무부에서 근무한 201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년 5개월간에 대해 감찰을 벌인 결과, 그가 남부지검 재직 당시 숨진 김 검사가 장기미제 사건을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검사에게 폭언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부 회식 등 술자리에서 김 검사를 질책하고,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김 검사 등을 친 폭행 행위도 밝혀졌다. 김 검사가 친구들에게 호소한 내용 상당수가 감찰 결과 확인된 것이다. 김 부장검사의 법무부 재직 시절 폭언 행위도 밝혀졌다. 그는 2014년에서 2015년 법무부 근무 당시, 중요하지 않은 사안을 보고했다는 이유 등으로 부하 직원에게 욕설을 했다. 또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고서를 구겨 바닥에 던지는 행위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가 김 부장검사를 최종 해임하면, 그는 3년간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고, 이 기간 공직 취업도 제한된다. 아울러 연금도 25% 감액된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