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法 합헌 이후>경제 부처마다 ‘입법보완’ 지원사격 나서

피해 줄이려 TF 구성해 논의
국무조정실서 재조정 가능성
농축수산업계, 국회 직접 압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합헌 판정에 따라 관련 정부 부처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간접적인 입법보완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계·농축수산계가 시행령 상 금액기준을 상향하고 국회의원을 포함시키는 등 법 보완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부처는 시행령 조정을 위해 법제처에 정부입법정책협의회도 요청했는데, 이보다 국무조정실 차원의 재조정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전국자영업자총연대, 소상공인연합회 등 업계는 정부에 시행령 금액 기준 상향 요구 전달 방안과 집회 등 후속 대응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이같이 업계가 시행령 수정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면서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중소기업청은 공동으로 법제처에 정부입법정책협의회 개최를 요청할 방침이다. 다만 이미 헌재 판정이 난만큼 법리적 쟁점보다는 이견 조정절차를 밟기 위해 법제처가 국무조정실로 다시 조정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제업무운영규정에 따르면 법적인 쟁점 사안이라고 판단될 경우 정부입법정책협의회를 개최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국무조정실장 등에 조정을 요청해야 한다. 이미 지난 22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김영란법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기 때문에 국무조정실에서 재조정에 들어갈 경우 시행령 수정 요구를 반영할지 주목된다.

또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경제부처들은 이와 별개로 국회의원들이 입법 보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경제부처들은 김영란법이 내수활성화 정책, 농축수산물 고부가가치 상품화 등과 모순돼 국정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직접 법 개정에 관여할 수 없지만 유일호 장관 등이 공개 석상에서 개정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는 등 간접적 지원사격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축수산업계는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김영란법 개정을 직접 압박할 태세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국회의원들로부터 농축수산물을 법안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에 대한 동의서를 받을 것”이라며 “8월 1일에 한국농축산연합회 대표자 회의를 열고 국회에 법 개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진·박정민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