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쇼크’ 논평 한줄 없는 ‘안보불감 정치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거리 나선 더민주 초선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29명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더민주 지도부 언급조차 안해
초선들은 세월호 거리 선전전
與도 브리핑중 달랑 한꼭지만

“정쟁에 함몰돼 기본기능 망각”

북한이 24일 남한 전역을 타격 대상으로 삼고도 남을 만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했음에도 정치권은 제대로 된 대변인 논평 하나 내놓지 않는 등 심각한 안보불감증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1야당으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10년 만의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SLBM 발사 만 하루도 더 지난 25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대변인 논평은커녕 당 지도부의 공개적인 언급 하나 없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쟁에 정신 팔린 여야가 국회의 기본 기능을 망각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와 변재일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총 7명이 공개적으로 모두발언을 했지만 이들 중 북의 SLBM 발사를 언급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4일 오전 11시 40분 김명연 원내대변인 명의로 배포한 현안 브리핑 보도자료에서 SLBM 발사를 다뤘다. 하지만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언급하는 가운데 한 꼭지를 할애한 것에 불과했다. 2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지만, 공개 발언을 한 이정현 대표의 입에서 SLBM이란 단어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당도 전날 하루 동안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야 SLBM 발사의 심각성에 우려를 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정부는 북한 SLBM의 개발 완료까지 4∼5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 역시 마치 방산비리가 없다는 소리와 똑같이 국민에게 잘못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더민주 소속 초선의원 29명은 25일 오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가 선전전을 벌였다. 이들은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집결해 기자회견을 하고 세월호 유족들이 농성 중인 광화문 광장까지 도보로 행진도 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즉각 국회 국방위원회가 다루는 게 정상적인 절차”라며 “여야가 국회의 기본적인 역할과 기능이 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회의원 300명 중 SLBM의 심각성을 경고할 만한 전문가도 없다는 게 문제”라고도 말했다.

오남석·김병채·유민환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