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서정… 몽골 詩心, 한국을 적시다

몰찬 오양수흐, 몽골시인으로 첫 국내문학상 수상

몽골의 대표적 시인 몰찬 오양수흐(49·사진)가 제7회 창원KC국제문학상의 수상자로 결정됐다. 창원KC국제문학상은 2010년 통합창원시가 출범하면서 한국문학 세계화를 도모하고자 만들어진 상이다. 1990년에 출범해 올해로 27회를 맞은 김달진문학상의 자매 격인 국제문학상이라고 할 수 있다. K는 ‘김달진(Kim Dal Jin)’ ‘코리아(Korea)’ ‘경남(Kyungnam)’의 머리글자이며, C는 ‘창원(Changwon)’을 뜻한다.

오양수흐는 베이다오·왕지시엔(중국), 클로드 무샤르(프랑스), 트레이시 K 스미스(미국), 사가와 아키(일본),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바를라모프(러시아)에 이어 7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몽골 시인으로는 그가 처음이다.

오양수흐 시인은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한국에 대해 많이 들었고 특히 한국의 서정적인 노래를 좋아한다”면서 “아시아에 속한 한국과 몽골의 시는 동양적인 공통된 감정이 있는 것 같다. 철학과 성찰, 시적 의미가 서정성 위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두 나라의 시적 생명의 본질은 같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양수흐 시인은 1967년 몽골 서부지역 하르히라 만년설산의 고장, 옵스 아이막 올란곰시에서 출생했다. 1991년 러시아어 사범대학, 2012년 소욤보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옵스 아이막 ‘톨륵’, 홉드 아이막 ‘알타이의 아침’ 등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했다. ‘에네렐’ 종합학교에서 사회복지사, 다르항-올 아이막 아동도서관 문학교사를 거쳐 지난 2014년부터 농축산업대학 다르항 분교 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1980년대 말부터 창작활동을 시작해 시집 16권, 산문집 8권, 희곡 2편 등 수많은 작품을 펴냈다. 존재로서의 인간을 성찰하고 사물과 현상의 본질에 천착해 왔다.

몽골에서는 ‘국민시인’으로 통한다. 2006년 ‘밝은 달의 시들’로 몽골작가협회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제35차 세계시인대회에서 세계 우수 시인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몽골 정부 최고상인 근로공훈홍기훈장(勤勞功勳紅旗勳章)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인 최동호 한국시인협회장은 “지금 몽골의 시는 현대시가 나아갈 방향을 시사해 주고 있어 세계 여러 곳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음률과 주제에서 모두 시 본연의 이상적 상태를 견지하려는 시인들의 성심 어린 노력을 통해 세계 문학의 중요한 구성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심사위원들은 몽골의 훌륭한 시인들의 작품을 놓고 세계 시단의 흐름, 한국과 몽골 시단의 상황 등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오양수흐 시인을 올해의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평했다.

수상자에게는 창원시가 제공한 5000달러(약 56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9월 3일 제21회 김달진문학제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진해문화센터에서 진행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