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열받게 한 불법 대부업체의 만행…2만4000% ‘살인 이자’에 나체 사진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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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1심 판결에 "형량 너무 가볍다"며 항소


저신용자들에게 소액 대출을 해준 뒤 최고 연리 2만4333%에 달하는 ‘살인적 이자’를 물리고, 상환이 늦어지면 채무자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전화까지 걸었던 불법 대부업체 일당에게 적절한 형량은 얼마나 될까. 1심 법원이 징역 9년을 선고하자 검찰이 형이 너무 가볍다며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서울북부지검은 9일 불법 대부업체 중간관리책 A(31)씨 등 직원 5명의 채권추심법·대부업법·스토킹처벌법·성폭력처벌법(촬영물 등 이용 협박) 위반 등의 혐의 사건을 심리한 서울북부지법에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한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경제적 곤궁에 처한 채무자들의 약점을 이용해 범행한 사안으로,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들에게 징역 15년 등을 구형했지만 선고 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A씨 등은 대부업 등록 없이 저신용자 83명에게 합계 2억5000만원을 대출해 준 뒤 높은 이자를 받고, 상환이 연체되면 나체 사진 등으로 협박하는 등 불법 추심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체 피해자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30명이 30세 이하 사회초년생이었고, 피해자 대부분은 신용등급이 낮은 청년, 영세상인, 신용불량자 등이었다.

조사 결과 확인된 이들의 범죄 행각을 보면 검찰이 중형을 요구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A씨 일당은 30만원을 빌려준 뒤 일주일 뒤 50만원을 상환받는 식의 수법으로 연간 3476%에서 최고 2만4333%에 이르는 이자를 물린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돌려받는 과정도 악질적이었다. 채무자에게 가족관계증명서, 가족 및 지인의 연락처 등을 받는가 하면 나체 사진 등을 담보로 요구하기도 했다.

채무 상황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채무자 뿐 아니라 그 가족과 직장 동료에게 연락해 욕설을 하거나 고성을 지르면서 채무 상황이나 대리 상환을 요구했다.

한 채무자는 80세 노모의 치료비로 A씨 일당에게 30만원을 빌렸다가 100만원으로 갚았다. 이 과정에서 일당이 노모와 회사에 욕설 전화를 했다. 결국 노모는 쓰러졌고 피해자는 회사에서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일당은 피해자들의 나체 사진, 혹은 피해자의 얼굴 사진을 다른 나체 사진과 합성한 사진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했는가 하면, 실제 지인들에게 보내거나 SNS에 올리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일당은 피해 여성에게서 나체 사진을 받아낸 뒤 그의 딸이 다니는 학교에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들은 "삼촌인데 조카와 통화하고 싶다"며 학교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고 한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