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는 ‘제3지대론’>與는 중간지대론… 野는 주경기장론, 벌써 불거진 ‘대선 경선 플랫폼’ 논쟁

추미애, 안철수·손학규 등
주경기장서 함께 경선 주장
정병국, 양 극단 제외 필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색깔이 분명한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등 주류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이에 밀린 비주류 대선 주자들이 뛸 무대(플랫폼)를 선점하기 위한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3당인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영입을 시도하는 등 ‘제3지대=국민의당’임을 내세워 ‘제3지대론’이 부상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추미애 신임 더민주 대표는 ‘보조경기장 아닌 주경기장(더민주)론’으로 맞불을 놨다. 여권에서도 여야 극단을 제외한 ‘중간지대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 대표는 8·27 전당대회 대표 수락연설에서 “집권을 위해 나눠진 보조 경기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의 주경기장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통합을 주문했다. 더민주 내부에서는 추 대표가 언급한 보조경기장은 국민의당을, 주경기장은 더민주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추 대표가 이어진 연설에서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등 잠룡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를 때 더민주 소속 인사들만 포함돼 있었다. 더민주의 한 인사는 29일 “국민의당 안 전 공동대표 등 보조경기장에 있는 잠룡들이 모두 주경기장인 더민주 무대에 올라 함께 대선 경선을 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추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의당과 제3지대론을 모두 차단하겠다는 성격이 강해 보인다.

국민의당에서는 더민주 전대 하루 전 박 위원장이 손 전 대표을 만난 뒤 “요즘 거론하는 제3지대는 국민의당”이라고 강조했고, 안 전 대표 역시 28일 광주 무등산에 올라 국민의당 중심의 대선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에서는 ‘중간지대 플랫폼’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정병국 의원이 중도 세력을 의미하는 제3지대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여권에서도 더민주 비주류와 국민의당에서 제기되는 제3지대론을 본격 거론하기 시작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