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對北 민생·에너지 등 ‘제재 레드라인’ 넘진 않을 것”

- 세종프레스포럼

中도 北核 심각성 인지하지만
北정권 붕괴까진 바라지 않아
ICBM 성공 땐 핵보유국 인정

韓·中은 갈등 국면 진입 반면
北·中은 전략적 가치 더 높아져

대북 불법 거래 혐의가 포착된 중국 기업 훙샹(鴻祥)에 대해 미 재무부가 제재를 단행했지만, 중국이 앞으로도 에너지·민생 부분과 관련해 전향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북한 5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열린 세종프레스포럼에서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 역시 북한이 핵 무력 완성에 인접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기존 제재 레드라인(금지선)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중국에서는 5차 북핵실험이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것으로, 북한이 우라늄 탄광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핵의 대량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성공할 경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5차 핵실험 이후에도 중국 학자들이 꾸준히 강조하는 것이 북한 정권이 붕괴해선 안 되고 민생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는 일종의 제재 레드라인”이라면서 “결국 북핵 문제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프로세스처럼 한반도 평화협정으로 갈 수밖에 없고, 북한이 7·8차 핵실험을 취했을 때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것도 군사적 옵션을 제외하면 그것밖에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이 추가 제재의 일환으로 밀무역이나 북한 기업의 중국 내 불법 활동 단속에는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피력했다고 정 연구위원은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김정은 이후 북한 체제에 자신감이 없고 컨트롤 할 수도 없다는 게 중국의 속내여서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 압박은 반대할 것”이라며 “비핵화에 대해서는 중국도 의지를 갖고 있지만 이를 위해 에너지 부분에서 제재를 하면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5차 북핵 실험 이후 한·중 관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새로운 갈등 국면에 직면한 반면 북·중 관계는 미·중 전략구도 속에서 오히려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이처럼 북한이 중국의 제재 루프홀 속에서 핵 능력을 고도화해 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가고 있는데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딜레마가 어디까지 갈 것이냐, 거의 선택의 순간에 온 거 같다”고 진단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