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총파업 파장>‘성과연봉제 반대’ 철도노조원, 성과급 이미 받았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노동운동가들이 성과연봉제 도입 중단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코레일, 1인 평균 70만~75만원 지급
파업개시 전후 반납사례 없어

노조 “사측에 ‘지급말라’ 요구
지급후엔 다시 걷어가라 통보”

철도화물 대체 긴급 수송차량
오늘부터 고속道 통행료 면제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국철도노조가 성과연봉제 조기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성과급)는 일찌감치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파업 3일째인 29일 오전 현재 인센티브를 반납한 노조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화물열차 증편 및 철도화물 대체수송 차량에 대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계획을 발표했다.

코레일은 지난 8월 5일 임직원에게 기본월급의 25%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총 205억 원 규모로 1인당 평균 70만∼75원 수준이라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인센티브 지급은 5월 30일 코레일 이사회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보수규정 개정안을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공기업의 경우 4월 말까지 도입하면 기본월급의 50%, 5월 말까지 도입하면 기본월급의 25%를 부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코레일에 따르면 파업 개시 전후 인센티브를 반납한 노조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 관계자는 “불법적인 결정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코레일에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지급 후에는 다시 걷어가라고 통보했다”며 “노조 지도부가 개개인의 통장에 들어온 인센티브를 받아 (코레일에) 전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최정호 국토부 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30일까지 2일 동안 긴급한 수출입 컨테이너 수송을 위해 경기 의왕시 의왕컨테이너기지∼부산신항 간 화물열차를 4회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철도화물을 대체하는 긴급 수송차량에 대해서는 이날 12시부터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긴급수송 참여 시 화물차량 운행제한도 일부 완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코레일이 군에 위탁해둔 화물 자동차 100대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전 6시 현재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26.7% 수준에 불과하다. KTX와 수도권 전철은 정상 운행 중이지만, 새마을호·무궁화호는 66.8%의 운행률을 나타냈다. 코레일 파업참가자 5905명 가운데 34명(0.6%)이 복귀했고, 119명(2.0%)이 직위해제 됐다. 부산 지하철 노조는 파업참가자 1631명 중 102명(6.3%)이 복귀했고 802명(49.2%)이 직위해제 됐다. 서울 지하철 노조는 632명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최 차관은 “국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국가 수송체계가 마비되는 등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며 “정당성과 명분 없는 불법파업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것을 거듭 밝힌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