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자동차 세계대전’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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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신흥시장 불황 장기화에
PSA·스코다·지리 ‘진출’ 선언
현대·기아차, 점유율 수성 주력

신흥시장 불황 장기화 등으로 세계 2위 시장이자 미래차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미국에 신규 또는 재진출을 노리는 완성차업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도 현지생산 확대, 고급차 브랜드 진출 등으로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까다로운 환경 및 소비자 관련 규제, 치열한 마케팅 경쟁 등 고가의 진출 비용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에 신규 또는 재진출을 노리는 완성차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1년 미국시장에서 철수했던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은 최근 카셰어링과 같은 신규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으로 미국 소비자 동향을 파악한 뒤 재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로 한국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체코 스코다도 2017년 미국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볼보와 손잡고 신규 브랜드 링크앤코를 출범시킨 중국 지리(吉利)차는 새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치열한 경쟁과 높은 진출 비용에도 미국시장에 뛰어드는 완성차업체가 늘고 있는 것은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유럽시장마저 주춤하면서 단일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카셰어링 등 자동차 시장 변화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미국에서의 선전 여부가 다른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미국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완성차업체들이 늘면서 미국차 빅3와 토요타 등에 이어 미국시장 6∼7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8월 제네시스 G80·G90 출시와 9월 기아차 멕시코공장 준공 등으로 시장점유율 사수에 나섰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미국을 직접 찾아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고급차, 친환경차, SUV 역량 강화 등으로 능동적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