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수남(왼쪽 사진) 검찰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오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미르재단 사무실 앞에 검찰 관계자가 서 있는 모습. 검찰은 이날 미르재단을 포함, K스포츠재단·전국경제인연합회·최순실 씨 사무실과 주거지 등 총 9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연합뉴스
- 미르·전경련 등 동시 실시
참고인 조사·내용확인 머물다
연설문유출 파문후 본격 수사
최순실 등 주요인물 해외 체류
상당수 증거 폐기·은폐 가능성
최씨 독일계좌 등 추적 확대
측근 등 관계자 줄줄이 소환
검찰이 지난달 27일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고발이 접수된 지 한 달 만에, 사건을 배당한 지 21일 만에 압수수색에 나서며 ‘늑장수사’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일부터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 측근 인사들을 줄줄이 소환조사 하는 등 수사의 강도와 속도 모두 높이고 있지만, 뒤늦은 압수수색으로 상당수 증거가 오염되거나 은폐됐을 가능성이 큰 데다, 최 씨의 신병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사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팀장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은 26일 오전 미르·K스포츠재단, 전국경제인연합회, 최 씨의 자택·사무실을 포함한 다수의 주거지를 동시에 압수수색 했다. 그간 고발 내용에 대한 확인과 참고인 조사 수준에 머물던 수사가 본격적인 강제 수사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압수수색이 계속 지연되며 재단 설립과 기금 조성 관련 상당수 서류가 이미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검찰이 증거 확보에 시간을 끄는 사이 한 언론사가 최 씨의 국정 개입 문건이 들어 있는 태블릿PC를 확보하기도 해 검찰 스스로 수사의 주도권을 포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핵심 관계인인 최 씨와 차은택(47) 씨도 각각 독일과 중국으로 사실상 도피하는 등 향후 수사가 첩첩산중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함께 참고인 조사도 이어갔다. 이날 최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 한국 법인 대표를 지낸 조모 씨와 최모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조 전 대표는 더블루K 대표를 맡았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두 달 만에 물러났다. 검찰은 이들을 소환해 더블루K가 사실상 K스포츠재단의 기금을 받아내 최 씨 주머니로 보내는 창구라는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청와대 고위 인사가 더블루K와 K스포츠재단의 관계에 개입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아울러 관계자들의 계좌추적도 확대하고 있다. 최 씨의 재산 내역, 관계자들 간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은행 측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아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씨의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비덱스포츠의 독일법인 설립 추진 과정에서 한 시중 은행 독일법인장이 최 씨를 도왔고, 귀국 후 임원으로 승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 은행의 글로벌영업 부문 본부장을 맡고 있는 B 씨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독일 현지법인장(지점장급)을 지내면서 최 씨와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귀국 후 서울 삼성타운지점장을 지내다 지난 2월 A 은행이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영업본부를 1본부에서 1·2본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미주·유럽지역을 책임지는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민병기·윤정아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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