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살릴 규제프리존에 ‘崔 낙인’… 묻지마 폐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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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창출 - 소비 활성화 취지
입법추진때 야당도 반대 안해
사업투자 나선 中企들에 피해

문화창조벤처단지, 좌초 위기
“사업 옥석 가려 할 일은 해야”

일부 과격 시민단체와 노조가 국정이 혼란한 틈을 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되던 경제살리기 입법과 지역 사업까지 ‘최순실 딱지’를 붙여 폐기 공세에 나서고 있다. 전국 시·도지사들과 여야 정치권도 이의 없이 진행했던 규제프리존을 비롯해 설악산 케이블카, 지역 문화창조벤처단지 사업 등이 줄줄이 도마에 올라 참여자들은 졸지에 ‘부역자’로 매도당하고 있다.

3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충남도 규제프리존법 관련 사업 추진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규제프리존법)이 국정농단 주모세력인 박근혜-최순실-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합작법안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점을 폐기 요구 근거로 삼았다.

규제프리존법은 박근혜정부의 대표적 경제활성화법으로, 규제를 풀어 신산업 투자를 유도하고 지자체별 전략산업을 육성해 고용창출 및 소비 진작을 이루겠다는 취지로 지방단체장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전국 14개 시·도지사는 지난 8월 규제프리존법 조속 입법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까지 채택했다. 특히 국민의당 등 야당도 반대 안 했던 무쟁점 법안으로 이번 국회에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지만 졸지에 ‘최순실 딱지’가 붙으면서 무산 위기에 처했다.

강원도와 양양군이 587억 원을 들여 총연장 3.5㎞ 케이블카를 건설하려는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도 최근 도마에 올랐다. 최순실과 측근의 이권 개입설이 제기되면서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환경단체들이 백지화에 나선 것. 그러나 환경부와 강원도·양양군 등은 “현 정부가 아닌 이명박정부 때인 2010년 결정된 사업으로 세간의 이권 개입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대구시는 동구 신천동에 400억 원의 예산으로 문화창조벤처단지를 만들어 150개 문화 콘텐츠 기업을 입주시키려 했지만 ‘차은택 사업’이란 이유로 국회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전북도 역시 전주혁신도시에 추진했던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 예산 98억 원이 같은 이유로 삭감됨에 따라 내년 공모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규제프리존법 정책 시행을 믿고 사업에 나섰던 중소기업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충남도의 태양광 융복합 산업 규제프리존 대상지로 선정된 서산 솔라벤처단지의 ㈜W솔라 김승섭(47) 대표는 “규제 해방구를 만든다는 특별법만 믿고 대전에서 서산으로 회사까지 이전했는데 사업의 타당성을 정치적으로 매도하고 부역자로 몰아붙이는 태도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법 통과가 무산될 경우 피해는 중소기업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일부 정파와 노조, 진보 진영 시민단체 등에서 국민의 순수한 ‘촛불 민심’에 편승해 지역경제에 꼭 필요한 정책과 사업마저 일방 매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옥석을 가리되 할 일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