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공화국’ 오명 벗어나자>보험선진국 시스템은… 美뉴저지, 검찰청 산하에 전담부서

英런던, 경찰-보험協 협력체계 가동

지능화되는 보험사기를 조기에 적발하고 방지하기 위해선 수사기관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민간 보험사와 국가 수사기관의 협력을 강화한 미국과 영국 등 금융 선진국 사례를 거울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미국 주(州)정부 상당수는 수사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기 관련 전담 부서를 검찰청 산하에 두고 있다. 특히 뉴저지는 다른 주보다 보험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으로 뉴저지는 검찰청 산하에 ‘보험범죄검사실(OIFP)’을 두고 있다. OIFP는 보험사기와 관련된 수사의 주축으로서, 각 정부 부처 간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가시적인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OIFP 설립(2011년) 전 3년간 보험 범죄자들의 평균 징역 기간은 0.99년이다. 설립 이후 3년간 평균 징역 기간은 3.67년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보험사기 억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소 건수 확대보다는 특정 중대 보험 범죄에 집중해 제재 심도를 높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OIFP는 주 전역에 걸쳐 라디오와 포스터, 인터넷, TV 광고 등을 활용한 ‘반(反) 보험사기(Anti-Insurance Fraud)’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보험사기는 어디로 끝나나? 감옥’이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펼쳤다. 수사기관이 주축이 돼 보험사기 방지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민간 보험사와 수사기관이 협력하는 모델도 있다. 영국 런던경찰청 산하 보험범죄수사과(IFED)는 영국보험협회인 ABI로부터 900만 파운드(약 130억 원)의 재정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ABI는 300여 개 보험사가 멤버로 참여해 영국 보험업계를 대표하는 성격을 가진다. 보험사기 적발이라는 특정 목적의 수사를 위해 설립된 공적 조직이 민간 기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구조다. IFED는 보험협회의 재정 지원을 받지만, 수사와 관련해선 전적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민과 관이 실질적으로 협력해 보험사기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도 연구하고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