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이후>황교안 총리, 긴급 장관회의 소집… 권한대행 체제 시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모이는 장관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9일 오전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무위원 긴급소집령을 내려 유일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황 총리의 모습. 연합뉴스

“모든 내각이 흔들림 없어야
주어진 소임 최선 다해 달라”
탄핵 가결 시 비상플랜 가동
부결 시 정치적 혼란에 대비
각 부처별 간부회의도 소집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9일 오전 정부가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비공개 장관회의를 소집하는 등 발 빠르게 황 총리의 권한대행 체제 준비에 들어갔다.

황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을 모두 불러 긴급 장관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국회의 탄핵 표결 시나리오별 국정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는 장관들에게 “탄핵 표결 결과에 따라 국정이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모든 내각이 흔들림 없이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부처별로 준비했던 컨틴전시(비상)플랜에 따라 후속조치를 이행하고, 탄핵안이 부결될 때에는 정치적 혼란과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내각이 국정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공개 장관회의 직후 각 부처별로도 간부 회의 등을 소집해 탄핵 표결 가결 시 개최될 수 있는 임시 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의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탄핵안이 가결되면 일단 국방과 외교 치안의 순서로 비상플랜이 가동될 전망이다. 국내 정치혼란 상황을 틈타 북한이 도발에 나설 수 있는 만큼 황 총리가 군과 경찰에 비상 경계령을 내려 안보 공백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외교부를 통해 미·중·일·러 등 주변4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시 국무회의와 NSC도 소집될 예정이다.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게 되는 만큼 ‘대국민담화’를 직접 발표하고, 현 상황에 대한 책임 통감과 함께 정국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의 동향을 봐가면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국정공백이 없게 국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탄핵안 표결 결과에 따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신용평가사, 투자은행(IB) 등에 서신을 보내 국내 상황을 설명하고 급격한 자금 이탈을 막는 등 안정화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 국방·외교·통일 등 외교·안보 부처 등은 탄핵안 표결 직후 열릴 긴급 외교·안보 장관회의 등을 통해 상황 점검 및 대비에 나설 전망이다.

박정경·박수진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