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면허’… 날림 운전학원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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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에서 멈췄다 출발’ 등
22일부터 기능시험 강화되자
“쉬울때 따자” 속성 학원 몰려
불법 많아 사고 보상 못 받고
합격기술만 가르쳐 피해 우려

2011년 간소화됐던 운전면허시험이 오는 22일부터 다시 강화되면서 제도가 바뀌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응시생들이 단기 속성 운전면허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단기 속성 학원의 상당수는 불법이고, 부실 교육 등의 우려도 커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22일부터 시행되는 운전면허시험은 장내 기능시험과 학과시험이 대폭 강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능시험은 과거 응시생들의 애를 먹였던 ‘경사로에서 멈췄다가 출발하기’ ‘T자 주차’ 등이 추가되면서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문제는 바뀐 면허시험 제도 시행을 앞두고 부실 교육 우려가 큰 단기 속성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문화일보 취재진이 인터넷에서 ‘3일 완성’ 광고를 보고 서울 강남 지역 한 운전면허학원에 문의한 결과, 개정된 운전면허시험 시행 전날인 21일까지 예약이 꽉 차 있었다. 학원 관계자는 “3일 완성은 30만 원, 4일은 25만 원인데 현재 수험생이 많아 예약이 어렵다”며 “아무래도 시험이 어려워지기 전에 따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난도가 높아지기 전에 면허를 취득하려는 응시생들이 대거 단기 속성 학원으로 몰려들면서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단기 속성 학원을 통해 면허를 취득한 대학생 이모(26) 씨는 최근 수십만 원을 주고 다시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했다. 운전면허를 딴 뒤에도 실제 도로에서 운전대를 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단기 학원 교육은 합격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돼 있다 보니 실제 도로에서 운전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고민 끝에 결국 도로주행 연습을 다시 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기 속성 학원 중 상당수는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런 학원을 이용할 경우 운전연습 중 사고가 나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며 “단기간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로 면허를 따면 도로교통 상황을 잘 몰라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운전면허시험장은 시험이 어려워지기 전에 면허를 따려는 응시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실제 이달 1∼16일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에서 학과·기능·도로주행 시험을 치른 사람은 총 1만19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84명에 비해 6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영수 서부면허시험장 면허시험부 차장은 “12월 들어 도로주행 하루 예약 가능 인원 140여 명, 장내 기능주행 100여 명을 매일 가득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철·김성훈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