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103세 에이지슈터!… 새해 멋진 ‘골프 소망’ 하나씩

새해에 69세가 된 미국의 알렌 도일은 1996년 48세가 돼서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루키’에 도전했습니다. 그 당시 도일은 사람들로부터 ‘번지수’가 틀렸다며 20대 선수가 즐비한 PGA투어 대신, 시니어투어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롱까지 받았습니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이던 도일은 취미로 즐겼던 골프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한 셈입니다. 은퇴 후 마땅히 할 일이 없자 생계를 위해 식당 일과 외판원 등을 전전하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도일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아마추어에게 레슨을 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마흔이 넘어 미국 전역의 아마추어 대회에서 23승을 거두며 ‘전국구 스타’가 된 도일은 1994년 프로에 입문했습니다. 이듬해 당시 2부 투어인 나이키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PGA투어로 진출했습니다. 비거리는 짧았지만, 쇼트게임은 당시 떠오르던 신예 필 미켈슨과 견줄 정도였습니다. 도일은 짧은 비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드라이버 로프트 각 14도를 사용했습니다. 도일은 2년 뒤 시니어투어로 옮겨 통산 13승을 거두며 골프로 성공신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처럼 ‘잡초’ 근성으로 성공한 프로선수는 한둘이 아닙니다. 피지 출신의 비제이 싱은 젊은 시절 골프 경비 마련을 위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입구를 지키는 ‘기도’ 일을 했습니다. 2002년 PGA챔피언십 우승자 리치 빔은 휴대전화와 카 스테레오를 판매했고, 힘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늘 2년 전 그만둔 ‘판매원 신분증’을 품고 다녔다고 합니다. 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린 부 위클리는 3년간 시급 15달러를 받고 대형 탱크 바닥에 들어가 화학물질을 청소하면서도 골프로 성공했습니다.

골프는 나이나 출신에 상관없이 동등한 조건에서 기량을 겨루는 지구에서는 유일한 스포츠입니다. 모두가 ‘희망’을 꿈꾸며 빠져들 만한 매력을 갖췄습니다. 그래서 아직 늦지 않았다는 말이 통하는 것도 ‘골프의 세계’인가 봅니다.

주말골퍼라 해도 40대, 50대 나이에 ‘싱글’이 될 수 있고, 언더파를 칠 여지가 충분합니다. 기네스북에는 실제 93세의 골퍼가 홀인원을 기록했고, 103세의 나이에 에이지슈터를 기록한 캐나다의 노인도 있습니다.

2017년 닭의 해가 밝았습니다. 원래 날짐승이었던 닭은 기능 퇴화로 날지 못합니다. 하지만 늘 하늘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을 향해 외칩니다. 어둠 속에서도 세상을 밝히게 될 솟아오를 해를 알리며 만물과 영혼을 깨우는 희망의 메신저입니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이런저런 소망 한두 가지를 꿈꾸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소망을 꿈꾸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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