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불발된 秋 “풀타임 지명타자는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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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2회쯤은 가능”
‘주전’고수서 다소 후퇴

WBC 출전불가 최종 통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5·사진)가 풀 타임 지명타자로 뛸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또 부상 재발을 우려한 팀의 반대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좌절됐다. 추신수는 팀 내에서 주전 우익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건강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한국시간) 텍사스주 지역 신문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 등에 따르면 추신수는 “팀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면서도 “풀타임 지명타자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즈(3∼4경기)에 1번 혹은 1주일에 2번 정도만 지명타자로 나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에서 1071 경기를 뛴 추신수는 지명타자로 77경기를 출전했다. 대다수 선수는 경기의 절반을 벤치에서 대기해야 하는 지명타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추신수가 자신의 건강에 대한 질문에 불편함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많은 사람들이 나의 건강에 대해 물어 보고 있어 그 질문에 지치기도 한다”며 “지난해 무슨 일이 일어났건 간에 지금은 몸 상태가 아주 좋다.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4번 부상자명단(DL)에 이름을 올리며 정규시즌 45경기 출전에 그쳤다. 오른쪽 종아리, 왼쪽 햄스트링, 허리, 왼팔 골절 등 부상 부위가 다양했다. 텍사스 구단은 올해 2000만 달러(약 235억 원)를 받는 고액 연봉 선수인 추신수의 건강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신수를 지명타자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비 부담을 줄여서 부상 재발을 막자는 취지다. 존 대니엘스 텍사스 단장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추신수는 수비에 애착을 보이지만, 우리는 그의 타격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프린스 필더(33)가 지난해 목 부상으로 인해 갑자기 은퇴하면서 텍사스는 지명타자 자리가 비었다.

MLB닷컴은 “텍사스의 선수 영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추신수의 지명타자 전향은 1월 내에도 결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상 중인 외야수 딜라이노 드쉴즈가 복귀하면 추신수가 지명타자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많은 선수들이 지명타자 자리에 돌아가며 서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추신수의 WBC 출전은 구단의 반대로 결국 좌절됐다. 텍사스는 추신수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면서 시즌을 준비하기를 원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이날 “WBC 조직위원회인 WBCI가 ‘추신수의 대회 참가가 불가능하다’고 최종 통보를 했다”며 두산 외야수 박건우(27)를 대체 선수로 선발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