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축구協 “천문학적 이적료 그만” 용병수입 제동

연봉 상한선 등 개혁안 발표
테베스 주급 9억1000만원 등
‘황사머니’ 과열 양상에 칼 빼

중국축구협회가 최근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황사 머니’에 스스로 제동을 걸었다. 아르헨티나 출신 카를로스 테베스(33)가 주급 61만5000파운드(약 9억1000만 원)라는 세계 최고 대우를 받고 상하이 선화로 이적하는 등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세계 축구계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20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가 이처럼 중국내 축구팀들이 선수영입과정에서 지나치게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전날 ‘중국축구 개혁발전 총체 방안’의 구체적인 지침 18개 조항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침은 18일 끝난 중국축구협회 집행위원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구체화한 것. 중국 정부 내 체육총괄 부처인 국가체육총국이 지난 5일 “최근 구단의 지나친 지출, 외국인 선수의 과도한 연봉, 청소년팀 훈련 경시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나온 조치다.

지침의 골자는 외국인 선수를 제한해 중국 청소년 선수 육성의 필요성을 반영하는 것. 이를 위해 해외 선수 이적료와 연봉 상한선 규정을 신설했다. 중국축구협회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적료 상한선을 넘어서면 그 비율에 따라 축구 발전 기금을 조성해 청소년 축구 발전에 쓰도록 했다. 중국 슈퍼리그 구단들은 최소 19세, 17세, 15세 등 3개 이상의 유소년팀을 운영해야 한다. 용병 영입에 비이성적으로 쓰이던 돈을 청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사용하도록 강제한 셈이다. 이같은 조치는 슈퍼리그에서 고액 연봉 외국인 선수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국가 대표팀의 수준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활동하던 오스카(26)가 상하이 상강에 입단하며 이적료 6000만 파운드(890억 원)를 남겼고, 테베스가 역대 최고 주급을 받기로 하는 등 천문학적인 돈이 쓰였다. 그러나 중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2무 3패(승점 2)로 최하위다.

중국은 지난 11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48개국으로 확대하기로 해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팬들은 “지금 실력으로는 본선에 진출하기 어렵다”고 혹평하고 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