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지켜본 中 “양국 협력이 최선”

“분쟁땐 13억시장 잃을것” 경고
네티즌 취임연설에 높은 관심
“中 지도자 구호와 비슷” 반응

중국은 긴장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지켜봤다. 관영 매체들은 미·중 간의 협력을 강조했고 학자들은 “당분간 미·중 간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를 두고 포퓰리즘·민족주의·애국주의의 색채가 강하다며 “마치 중국 지도자들이 주창했던 내용과 흡사하다”면서 놀라움을 드러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2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관련한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 미국 간의 협력이 최선의 선택임을 강조했다. 특히 무역 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 “미·중 무역 전쟁 시 미국이 얻을 게 없으며 오히려 13억 명의 거대 시장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투자가 미국 경제를 이롭게 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잭 마) 회장이 미국에서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상기시켰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 역시 중국보다 더 영향력 있고 대응 자원이 많은 파트너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와 관련해서는 “트위터를 통한 가시 돋친 말보다는 보다 성숙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그가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협력은 신뢰를 만들지만, 도발은 증오를 불러온다”면서 양국이 갈등보다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고 흠집 내기보다 신뢰를 구축하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중 관계가 당분간 평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관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양국 간 중요한 공통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자 원장은 중국은 평정심을 잃어서는 안 되며 쉽게 결론을 내기보다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중국은 이 기간 ‘하나의 중국’ 원칙과 주권, 영토 문제에서 마지노선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도 트럼프 취임식과 취임 연설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내용이 ‘포퓰리즘적’이라면서 “중국에서 지도자들이 주창하던 구호와 비슷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본계급이 권력을 장악하는 데 반대하고 인민들의 정부를 세운다’는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 구호를 비롯, 내용을 중국식으로 종합하면 ‘인민을 위해’ ‘타국의 내정을 간섭하지 않고 조용히 실리를 챙긴다’ ‘국산을 사용하고 민족 공업을 발전시킨다’ ‘인프라에 투자해 국민 경제를 발전시킨다’ ‘빈말은 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실천한다’ ‘애국주의 정신의 기치를 높이 올린다’ ‘아메리카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몽을 위해 분투한다’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중국을 보고 배운 것이 아닌가”라고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