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화려했던 귀국… 조용한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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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사위가 근무하는 케냐行
“前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일정”

지난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얼굴)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9일부터 일주일간 아프리카 케냐를 다녀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12일 귀국한 지 약 한 달 만의 출국이다. 8일 반 전 총장 측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9일 케냐 나이로비로 출국해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케냐에는 반 전 총장의 딸 현희 씨 부부가 살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사위인 싯다르트 채터지 씨는 유엔 케냐 사무소 상주 조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소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 측은 이날 통화에서 “유엔 사무소 직원들과 만나 격려하는 등 유엔 사무총장 출신으로서의 첫 해외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처음으로 딸 내외를 만나는 시간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대선 불출마 선언 후 이제 마음을 다 정리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9일 출국길은 지난달 12일 귀국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직을 마무리하고 ‘금의환향’했던 반 전 총장은 인천공항 귀국 인사를 통해 정치 교체와 대통합을 기치로 걸고 사실상의 대권 도전 선언을 했다. 당시 공항에는 반 전 총장 지지자 수백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고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결국 정치 신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1일 측근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후 반 전 총장이 특정 대선 후보나 세력에게 힘을 실어줄 거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그는 “다른 분, 다른 정파나 정당에 힘을 실어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