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인범 전 사령관 승진 축하파티에 성신여대 직원 동원 인정”

전인범(59) 전 특수전사령관이 자신의 승진 축하파티에 부인이 총장으로 있는 대학 직원 등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대법원이 인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9일 전 전 특수전사령관의 27사단장 승진 축하파티에 부인 심화진(61) 성신여대 총장이 교직원과 학생을 동원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문건을 배포한 혐의(명예훼손)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64) 교수에 대한 상고심에서 “조 교수의 주장이 다소 과장됐지만 주요 부분은 사실에 해당한다”는 2심 재판부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1심(벌금 300만 원)과 달리 조 교수에게 벌금 100만 원만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교수는 2013년 3월 전 전 사령관, 심 총장과 관련된 내용을 문건으로 만들어 배포하고 언론에 제보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에 넘겨졌다. 문건에는 전 전 사령관이 강원 화천군에서 소장 승진 축하파티를 열면서 성신여대 교직원 20여 명을 파티용 음식 준비·서빙 등 행사 요원으로 동원했다는 의혹, 자신의 중국 여행에 성신여대 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 성신여대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했다는 의혹 등이 담겼다.

이에 전 전 사령관은 “조 교수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전 전 사령관의 대학 피트니스센터 이용만 사실로 인정하고, 나머지 두 가지 의혹은 허위사실로 판단해 조 교수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지엽적인 부분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더라도 사단장 승진 축하파티에 직원과 학생을 동원했다는 제보 내용은 중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2심 재판부도 전 전 사령관이 중국 여행에 성신여대 직원을 비서처럼 대동했다는 의혹은 허위로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고, 대법원이 이날 이를 확정했다.

한편 심 총장은 8일 학교 공금 3억7800여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심 총장에 대한 공금 횡령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전 전 사령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우리 집사람이 비리가 있었다면 제가 어떻게 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권총으로 쏴 죽였을 겁니다”라는 올렸고, 이 글이 최근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