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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5일(水)
비건·락토·오보 등 채식 7단계, 콩고기 2400%↑…‘시장 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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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커지는 ‘베지노믹스’

웰빙·윤리적 소비로 대중화
이효리·김제동 등 참여 눈길

채소류 생체조절 도움되지만
단백질·철분·칼슘 섭취 부족

채식주의자 꼭 하고 싶다면
‘비건’보다 ‘락토 오보’ 권장


시민운동에 오래 종사한 김모(56) 씨는 9년 3개월 차 ‘비건’(Vegan·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이다. 공장식 동물 사육에 반대하는 생명 존중 운동과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저탄소 운동의 하나로 채식을 시작했지만, 잦은 술자리 등으로 지쳐 있는 몸과 마음을 재충전해야겠다고 느낀 것도 한몫했다. 채식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부터 ‘비건 채식’을 시작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성격이 별나다”거나 “고기를 안 먹으면 힘을 못 쓴다”고 핀잔을 듣는 일도 잦았다. 하지만 오랜 채식에 다혈질이던 성격이 유순하게 변하면서 요즘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격려와 응원을 받고 있다.

‘웰빙시대’를 맞아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제품이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적으로 ‘베지노믹스’(vegenomics·채식경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가수 이효리, 배우 김효진과 이하늬·한가인, 방송인 김제동 씨 등의 채식 사실이 알려지며 채식주의자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가수 이효리 씨는 채식과 함께 가죽, 모피도 입지 않는 것은 물론 유기견 보호 등 착한 소비와 환경 보호 활동에 앞장서면서 ‘웰빙’과 함께 ‘윤리적 소비’의 일환으로서의 채식 대중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런 현상에 대해 임경숙(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대한영양사협회장은 15일 “최근 건강 문제가 과식 때문에 많이 나타나면서 심혈관계질환, 암 예방을 위해 동물성 지방이나 섭취량을 줄여야겠다는 인식과 맞물리면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회장은 또 “과거보다 채식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식품산업이 발달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는 콩으로 우유와 유사한 두유를 만들며 육류와 유사한 콩고기도 만들어지고 있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과거 음식이 부족하던 시기에는 채식만으로는 필요한 열량을 채우지 못했지만, 지금은 양적으로 식품이 충분하다 보니 열량에 대한 문제보다 생체 조절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권 교수는 “비타민, 무기질 등의 생체조절 물질은 식물에 더 많이 들어 있으며, 최근 주목받는 식물 영양소인 ‘피토케미컬’도 풍부해 생체 조절에 있어 채식은 권장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채식은 동물 사육을 위해 소모되는 각종 곡물과 물, 가축에게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을 줄일 수 있어 환경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채식주의의 단점은 없을까. 채식만으로 몸에 균형 있는 영양분을 고루 섭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표적인 영양분이 단백질과 철분이다. 단백질은 콩에는 풍부하지만, 다른 채소에서 찾기 어렵다. 철분도 동물성 식품의 경우 23% 정도 흡수가 가능하지만, 식물성 식품에서는 3∼8% 정도로 체내 효율이 떨어진다. 또 칼슘도 우유 섭취 여부에 따라 흡수 효율이 크게 좌우된다. 임 회장은 “채식하시는 분들은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기 위해 과다한 양의 채소를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처럼 식이섬유를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다른 영양소의 섭취를 방해해 면역을 높이는 아연 등의 흡수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어떤 형태라도 환경에 잘 적응하게 돼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어린아이나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채식을 권장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권 교수도 “채식은 권장할 만하지만 균형되게 잘 먹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단백질 섭취가 가장 어려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채식을 하더라도 우유와 달걀은 함께 먹는 ‘락토 오보 채식’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락토 오보(Lacto Ovo)는 달걀, 우유, 유제품은 먹는 채식을 말한다.

이용권·김수민·박효목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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