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말레이 외교戰’ 北대사는 전문외교관… 南은 교수 출신

韓·美 “북한 움직임 차단 총력”

북한의 김정남에 대한 암살사건이 벌어진 말레이시아에서 한국과 북한, 미국 간 시신 확보 및 부검, 사건 배후 등을 둘러싸고 외교·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은 전문 외교관 출신의 베테랑 대사를 포진시키고 있는 반면,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학자가 대사를 맡고 있다.

16일 외신과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사건 발생 이후 김정남 시신의 부검을 막기 위해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직접 나섰을 정도로 이번 사건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후로도 북한 외교관들은 부검이 진행된 병원 안팎에서 대기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는 분위기고, 한국 등도 부검의 진행 여부에 촉각을 기울였다. 정보 당국자는 “한국과 미국은 말레이시아 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강조하는 식으로 북한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의 강 대사는 지난 2013년 12월 임명돼 3년 넘게 대 말레이시아 외교를 책임지고 있다. 카말라 시린 라흐디르 주말레이시아 미국 대사는 1991년부터 미국 국무부에 입사해 중국, 영국,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근무한 전문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유현석 한국 대사는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서 지난 대통령 선거 전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활동하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3년 5월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에 취임했고, 지난해 5월에 대사로 발탁됐다. 동남아시아와의 인연은 2009년 한국정치학회 한국·태국 학술교류위원회 위원장과 2010년 태국 출라롱꼰대 국제안보문제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역임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본국에서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이 지원하는 시스템을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