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우체국을 방문해 간담회에 앞서 직원들과 인사하며 악수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희정(가운데) 충남지사가 20일 대전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연수회에서 참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득권 세력과 적절히 손잡고
타협하는 방식으로는 어렵다”
文, 연이틀 강한 비판 이어가
安 “내부서도 발언 취지 왜곡”
불쾌하지만 대응 방식엔 이견
시대정신·대선전략의 차이로
정권교체론 - 국민통합론 충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 대개혁은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위에서만 가능하지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거나 기득권 세력과 적절히 손잡고 타협하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른바 ‘이명박·박근혜 선한 의지’ 발언 논란에 대해 전날 “안 지사의 말에는 분노가 빠져 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라고 말한 데 이어 연이틀 비판을 이어간 것이다.
대권 경쟁 판도가 ‘문재인 독주’ 체제에서 ‘문재인·안희정 양강 경쟁’ 구도로 재편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갈수록 노골화·격화하는 양상이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관점, 대선 전략, 지지 기반 등이 확연히 다른 만큼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화할수록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우체국에서 일일 집배원 체험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재차 밝혔다. 전날 자신의 비판에 대해 안 지사가 수긍하기보다는 “계산된 발언도, 실수도 아니다”면서 “지도자의 분노라고 하는 것은, 그 단어 하나만 써도 피바람이 난다”고 반박한 것에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문 전 대표는 “지금 우리의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불의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통합의 정치를 강조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일 뿐 안 지사도 생각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논란이 자신과 안 지사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문 전 대표 선거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송영길 의원은 이날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 안종범 등은 대한민국 검찰과 특별검찰이 범죄행위의 공동정범으로 적시해 기소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 안 지사 측도 불쾌한 표정이다. 안 지사의 발언이 액면 그대로 보면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내부에서까지 발언 취지를 왜곡해 공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비판에 대해 정공법으로 대응할지를 놓고는 안 지사 선거캠프 내에서도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안팎에선 두 후보 진영의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이번 논란은 안 지사의 말실수로 볼 수도 있지만 ‘문재인의 정권교체론’과 ‘안희정의 국민통합론’의 충돌로 해석하는 게 맞다”며 “시대정신에 대한 이해부터 대선 전략까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양측의 갈등은 앞으로도 여러 차원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남석·김다영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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