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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4일(金)
(1071) 52장 새질서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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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완료했습니다.”

김동일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방 안에 울렸다.

“40시간 남았습니다, 각하.”

북한 지도자였을 때부터 미국의 도청을 경계해 왔던 김동일이다. 이 통화가 일본은 물론 각국 정보기관에 도청되고 있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인지 목소리에 허세가 느껴졌다.

“각하, 3시간이면 대마도는 수복합니다.”

김동일이 소리치듯 말했다. 서동수는 방금 회담 결과를 김동일에게 알려준 것이다. 중재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고 각국 정상은 돌아갔다. 오후 7시 반, 시진핑과 아베는 각각 제 나라에 도착했겠지만 푸틴과 크램프는 지금도 날아가는 중일 것이다. 성과가 없다기보다 오히려 아베는 혹 하나를 더 붙였다. 난징과 간토 대학살의 보상금이다.

“김 총리에게 대업(大業)을 맡겼습니다.”

서동수가 격려하듯 소리쳤을 때 김동일이 웃음 띤 목소리로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각하. 적은 엄청난 불 세례를 맞고 굴복할 것입니다.”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남북한이 분단상태에 있을 때 ‘불 세례’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평양방송의 아줌마 아나운서의 입에 붙은 소리였다. 그런데 지금 듣는 ‘불 세례’는 분위기가 으스스했다. 도청해서 듣는 쪽은 더 그럴 것이었다.

이 ‘불 세례’는 바로 ‘핵’일 것이기 때문이다. 김동일과의 통화가 끝났을 때 서동수가 둘러앉은 측근들을 보았다. 어두운 표정이다.

“시간이 빨리 가는군.”

서동수가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김동일이 수복군 총사령관이지만 서동수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그동안 수없이 작전을 체크했고 준비를 확인했다. 지금도 평양의 지하 벙커에는 수백 명의 장교가 상황판 앞에 모여 있는 것이다. 그때 유병선이 방으로 들어섰는데 굳은 표정이다.

“각하, 시 주석이십니다.”

유병선이 옆에 놓인 전화기를 집어 서동수에게 내밀었다. 급박한 상황이어서 망설일 이유는 없다. 서동수가 전화기를 귀에 붙이고 응답했다.

“예, 서동수입니다.”

“대통령 각하, 방금 아베 총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시진핑의 목소리가 스피커로 울렸다. 방 안의 모두가 긴장했고 숨을 들이켠 서동수가 대답했다.

“예, 주석 각하.”

“아베 총리가 대마도 상도(上島)를 양도하겠다고 합니다.”

서동수가 눈만 치켜떴고 시진핑의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조건을 붙였습니다.”

“뭡니까?”

“대마도 상도(上島)에 평화유지군 형식으로 한국군과 중국군을 각각 1개 사단씩 주둔시키자는 것입니다.”

“…….”

“물론 난징, 간토 대학살에 대한 보상금 협상도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시진핑의 목소리는 절제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밝다.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떻습니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상의하고 나서 주석께 연락을 드리지요.”

정중하게 대답한 서동수가 전화기를 내려놓았을 때 안종관이 어금니를 물고 말했다.

“중국을 끼워 넣은 건 미국에 대한 배신감 때문입니다. 대마도에 중국을 넣다니……. 중국이 곧장 태평양으로 나오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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