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이다>“흙수저 자탄 젊은이들 나폴레옹의 도전정신 배우는 계기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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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아이콘 나폴레옹의 모자’ 전시 김홍국 하림그룹회장

“청소년부터 일반인, 기업인들이 긍정과 도전 정신을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불가능은 없어요.”

지난 2014년 11월에 188만4000유로(당시 환율 기준 약 26억 원)의 거액을 주고 모나코 왕실로부터 나폴레옹 1세의 이각모(二角帽·바이콘·아래 사진)를 경매에서 낙찰받아 화제를 모았던 김홍국(60·위) 하림그룹 회장이 무료로 공개 전시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김 회장은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NS홈쇼핑 별관 1층에서 바이콘을 전시한 공간인 ‘나폴레옹 갤러리’와 ‘카페 보나파르트’를 선보였다. 그는 “젊은 세대와 기업인들이 바이콘에서 기상과 영감을 얻을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청소년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신의 표현대로 시골 출신의 무일푼 흙수저에서 자산 10조 원대의 하림그룹을 일군 김 회장은 어렸을 때 나폴레옹의 긍정적인 도전 정신에 큰 감명을 받았다.

“나폴레옹은 세계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인물입니다. 1%의 가능성만 있으면 도전했죠. 유럽에서도 최고의 인물로 추앙받는 배경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중 ‘헬조선’ ‘흙수저’ 등을 거론하며 자탄하는 경우가 많아서 바이콘을 접하고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전 단순히 모자를 사들인 게 아니라 그의 도전 정신을 사들였습니다.”

김 회장이 낙찰받은 바이콘은 1800년 5월 알프스를 넘은 나폴레옹 1세가 그해 6월 이탈리아 마렝고 평원에서 오스트리아군과 치른 전투 때 직접 착용한 것이다. 패전 직전의 위기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리더십으로 승리를 이끈 나폴레옹을 가장 잘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꼽힌다. 나폴레옹은 이 바이콘을 가로로 쓰고 전투를 지휘해 ‘박쥐’로 불렸는데 전투 후 모자를 수행 수의사에게 선물했고 이후 1926년 모나코 왕실에서 후손에게 사들여 소장해 왔다. 99㎡ 규모의 나폴레옹 갤러리에는 바이콘 외에 바이콘 증빙 문서, 나폴레옹 초상화, 덴마크 국왕으로부터 받은 훈장, 원정 시 쓰던 은잔, 도검류 등 유물 8점이 함께 전시돼 있다. 또 나폴레옹의 영상물과 유럽의 근대를 이끈 업적, 어록 등도 미디어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김 회장은 “이 바이콘을 통해 100년, 200년을 갈 수 있는 정신을 심어 주고 부를 창출할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게 나에겐 더 큰 기부라고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성남=이민종·최재규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