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첫 방한>“韓·美 군사훈련도 중단 필요” 틸러슨 방중前 ‘北 편드는 中’

中외교부 “북핵 대화재개 중요”
北 “사드 중·러에 위협” 이간질

북한이 한·미 양국의 보다 강력한 북한 핵 대응 방침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방어하는 북·중·러 연대 전략의 구사에 나서고 있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 역시 북한을 옹호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어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놓고 한·미와 대립 구도가 형성되는 조짐이다.

김형준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는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는 우리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더 겨냥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가 역내 전략적 균형을 훼손하고 한반도 상황을 극한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의 이 같은 언급은 사드 주한미군 배치를 막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와 힘을 모으고 한·미 양국의 강화되는 북한핵 대응 전략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사는 “북조선은 공격자들을 가차 없이 쓸어버릴 핵 능력을 양적·질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주중 북한대사관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비난했다. 박명호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날 베이징(北京) 소재 대사 관저에서 미국과 일본, 중국의 일부 매체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불안을 야기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용납할 수 없다”며 “사드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위협으로 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거의 동시에 이뤄진 주러·주중 북한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사드를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이 가세해 3국 연대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화춘잉(華春瑩)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이 먼저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고 미국이 주장하지만 북한은 마찬가지로 미국에 대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정례브리핑에서 밝혀 북한을 편드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18일 중국을 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북핵 문제를 주된 의제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