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대통령 영장심사>朴, 검찰서 받던 ‘의전예우’ 법원선 없었다

재판부 ‘지하통로 이동’ 불허
일부 경호원 취재진과 마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30일 서울중앙지법 청사 안팎에선 청와대 경호원들과 경찰들이 출입 보안조치에 들어가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27일부터 3일간 법원과 청와대 경호실 간 보안 회의를 통해 계획된 대로 이날 경호실 소속 경호원들이 서울중앙지법 청사 안팎의 경계를 맡았다. 법원 주변에는 경찰 24개 중대 2000여 명이 배치되는 등 최고 수준의 보안 태세에 들어갔다.

법원 안팎의 긴장된 분위기 속에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10시 30분보다 10분 앞서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해 변호인 및 경호원들과 함께 4번 출입구와 이어진 계단을 통해 바로 321호 법정으로 들어갔다.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법원으로 들어온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기 전 법정 옆 대기실에 변호인과 함께 머물며 재판을 기다렸다. 대기실은 피의자와 변호인이 면담하는 공간이지만 양측 사이는 구치소 면회실과 같이 투명 칸막이로 분리돼 있다.

청와대 경호원들은 법정 안까지 들어와 박 전 대통령을 경호할 수 없으며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321호 앞에서 대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321호 법정 내부 경호도 요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과 청와대 경호실 통제하에 영장실질심사는 큰 소동 없이 진행됐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차량으로 법원 지하의 구치감으로 간 뒤 바로 321호 법정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사용을 사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형평성을 고려해 이를 거부했다. 박 전 대통령 출두 과정에서 일부 경호원이 취재진의 카메라를 가려 현장에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날 법원에 예정돼 있던 다른 일반인 재판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서관 청사에서 열리는 재판은 재판 관계인이나 미리 발급한 비표 착용자만 출입이 허용됐다. 취재진 등 상주 외부 인력들도 청와대 경호실과 서울고법 총무과의 통제에 따라 사전에 비표를 발급받았다.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312호 법정과 바로 연결되는 4번 출입구는 박 전 대통령 사건 외에 다른 재판 관계자들의 출입이 통제돼 이들은 별도의 통로를 이용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