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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31일(金)
착한 화장실, 아이티 생명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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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티의 한 농부가 사회적 기업 소일이 배설물을 활용해 만든 퇴비로 식물을 돌보고 있다. 소일 홈페이지 제공
크래머 박사 설립 기업 ‘Soil’

月 3달러에 재래식 변기 배급
배설물 살균후 퇴비로 재탄생
위생 문화 정착… 전염병 줄여


위생시설이 부족해 전염병이 창궐하는 아이티에서 10년 넘게 화장실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여성 생태학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생태학자는 아이티 주민들에게 변기를 임대해 주고 배설물을 수거, 퇴비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수많은 주민의 생명을 구해왔다.

최근 BBC는 2006년 사샤 크래머 생태학 박사가 설립한 아이티의 사회적 기업 ‘소일(Soil·흙)’을 세상을 구하는 기업으로 소개했다. 이 회사는 아이티 주민 누구라도 월 이용료 3달러(약 3300원)만 내면 재래식 변기를 배급해주는 기업이다.

아이티에는 물과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회사는 배설물을 일주일에 두 번씩 수거해 간다. 대신 가정에서는 사탕수수 껍질을 변기에 넣어 배설물을 건조시키고 냄새를 없애도록 조치했다. 이런 임시 조치를 거친 배설물은 고온 살균 과정을 거쳐 퇴비로 재탄생하는데, 기업은 이 퇴비를 한 자루에 6달러란 저렴한 가격을 받고 지역 농민들에게 다시 판매한다.

크래머 박사가 이 같은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아이티에서 콜레라로 수천 명의 주민이 사망하는 원인이 화장실 부족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티에는 평생 화장실을 써보지 못한 사람이 많아 전체 주민의 26%만이 화장실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배설물로 인한 전염병 확산 속도가 빨랐다.

21세 현지 여성 나데지 라파엘은 살면서 한 번도 개별 화장실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며 “밖에서 볼일을 보면서 감염과 질병에 노출될까 늘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BBC는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인용, 전 세계 25억 명의 사람이 기본적 위생 시설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오염된 물로 사망하는 인구만 한 해 약 100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 이 기업은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진 못했다. 하지만 전염병 확산을 막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세계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다.

크래머 박사는 “위생시설은 인간 존엄성의 문제”라며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래머 박사는 2006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엔 세계경제포럼(WEF) 산하 슈와프재단에서 ‘올해의 사회적 기업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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