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속엔 ‘흡음 패드’ 유리창엔 ‘차음 필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BMW 음향연구소에서 운전석에서 운전자가 듣는 소음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관련 측정장비를 설치해 놓은 모습. BMW코리아 제공

타이어 내부에 흡음패드 장착
노면접촉 인한 공기진동 줄여

엔진 자체에 덮개 씌워 방음
언더커버 붙여 바닥소리 차단

도어 3중 실링으로 소음 막고
이중접합 차음 유리창도 적용

소음·진동에 반대 음파 만들어
스피커로 상쇄하는 기술도 활용

내연기관이나 배터리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바퀴를 굴려 앞으로 나가는 자동차는 태생적으로 소음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피조물이다. 하지만 운전 시 차량 내·외부에서 들려오는 엔진음, 풍절음(바람소리) 등 소음은 대다수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고통으로 다가온다. 이 때문에 조용함 혹은 정숙함은 고급차, 잘 만들어진 차의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완성차 업체 및 부품사들은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소음을 잡는다’라고 표현하는 소음차단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타이어부터 유리창까지 차량 곳곳에 숨어있는 소음 잡는 기술들을 만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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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량 소음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 방법은 발생 단계에서부터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 방음재, 흡음재 등을 사용해 불쾌한 소음을 차단하는 작업을 한다. 기존에는 엔진 등 차량 내부 소음 발생을 줄이는 데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타이어 등 개별 부품까지 소음차단 기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2019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시행 중인 타이어 소음성능 표시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타이어 소음 성능을 의무적으로 표시해 기준치를 넘거나 성능이 표시되지 않은 타이어는 시장 진입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소음 기준치는 2019년 승용차 출고용 타이어부터 적용되고 중대형 상용차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돼 2028년에는 모든 타이어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주요 타이어업체들은 한발 앞서 국내시장에 저소음 타이어를 출시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저소음 타이어는 공명음 저감 방식을 사용한다. 차가 달리는 과정에서 타이어 바닥면과 노면 간 접촉으로 인해 타이어 내부 공기가 진동해 주행소음이 발생하는데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소재의 흡음 패드를 장착해 소음을 줄이는 방식이다. 저소음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를 비교 시 운전자가 느끼는 소음은 8%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소음은 줄이면서도 주행성능, 제동력, 내구성 등 타이어의 기본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차량 내부에서 소음을 발생시키는 최대 주범은 뭐니뭐니해도 엔진이다. 과거에는 엔진에서 발생해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엔진룸과 실내 사이에 흡음재를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엔진 자체에 엔진 커버라 불리는 덮개를 씌우고 더 효과적인 흡음재를 적용한다. 소음 발원지에서 더 많이 차단할수록 실내로 전달되는 경로에 장착해야 하는 흡음재 양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음 기술은 다음 시동을 걸 때까지 엔진의 잔열을 유지해주는 부차적인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차량 바닥에 부착되는 언더 커버도 애초 주행 중 도로에서 튀어 오른 돌멩이, 염화칼슘 등으로부터 엔진, 변속기 등 주요 부품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이 주였지만 최근에는 흡음재 일체형으로 제작돼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줄여주는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차량 도어와 유리창 등에도 소음차단 기술이 필수다. 소음을 막는 이른바 차음필름이 내장된 이중 접합유리, 방음유리 등을 적용해 실내 정숙성을 높이고 도어 역시 소음 유입을 차단하는 실링(sealing) 기술을 확대 적용해 차체 밖으로부터 전달되는 소음을 줄인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 신형 그랜저(IG) 하이브리드의 경우 앞 유리창과 앞 좌석 창 등에 이중 접합 차음유리를 끼우고 문에는 기존 모델보다 한 단계 더 높아진 도어 3중 실링 기술을 적용해 정숙성을 끌어올렸다.

불쾌한 소음을 흡수하거나 차단하는 수동적 방법과 함께 반대 음파를 일부러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시키는 보다 능동적인 방법도 활용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엔진의 소음, 진동을 역 파장의 음파를 발생시켜 상쇄시키는 능동 진동 저감제어 기술을 개발해 신차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사용빈도가 높은 엔진 저회전 구간에서 발생하는 소음, 진동을 모터의 역방향 토크를 통해 지우고 있다. 인피니티도 센서를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을 실시간 모니터링한 뒤 차량 내 장착된 스피커와 우퍼를 통해 이를 상쇄시키는 음파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제거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술을 활용 중이고 혼다도 부밍 소음과 역 위상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발생시켜 소음을 줄이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