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부모 특약’으로 보험재테크
“아이 태운 부모가 사고 덜내”
6세 미만 자녀 있는 운전자
車보험료 7%까지 할인받아
‘T맵 안전지수’ 좋아도 할인
부모 피보험자로 간병보험때
1~2%까지 깎아주는 특약도
보험사 “모범 가입자에 혜택”
결혼생활 3년 차 최정우(32) 씨는 최근 자동차 보험을 갱신하면서 보험료를 종전보다 7% 할인받았다. 이유는 어린 자녀가 있어 운전도 더 조심스럽게 할 것이라는 분석 아래 설계된 특별약관(특약)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자동차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던 터에 보험사의 자녀 할인 특약은 가뭄 속 단비처럼 느껴졌다. 올해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상훈(27) 씨는 아버지 정진(57) 씨를 피보험자로 한 간병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취업 선물을 대신했다. 상훈 씨는 보험사의 효도특약도 함께 적용받아 보험료를 기존보다 2% 할인받았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자동차 보험료를 깎아주는 ‘자녀 할인 특약’부터 부모 부양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효도특약’까지 ‘착한’ 부모와 자식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6세 미만 자녀(태아 포함)를 둔 운전자 대상 보험료를 7% 할인해주는 자녀 할인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K텔레콤 T맵으로 측정한 운전자의 안전운전 점수 화면.
실제 현대해상은 6세 미만 자녀를 둔 운전자와 그렇지 않은 운전자를 나눠 손해율과 사고 발생률, 평균손해액, 고액사고 비중 등을 따져봤다. 그 결과, 자녀를 둔 운전자가 더 안전운전을 한다는 결과를 수치로 확인했다. 전체 사고 발생률 평균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운전자의 사고 발생률은 86.9%로 반대의 경우(100.4%)보다 13.5%포인트 낮았다.
착한 부모의 운전 습관이 자동차 보험료 산출 과정에 반영될 수 있게 되면서 KB손해보험과 동부화재, AXA손해보험도 관련 특약을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운전자의 평소 운전 습관을 점수화한 뒤 ‘착한 운전 습관’을 가진 가입자에게 추가 보험료 할인 혜택을 챙겨주기도 한다. 동부화재는 ‘UBI 특약’을 통해 SK텔레콤 T맵으로 측정한 운전자의 안전운전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보험료를 5% 깎아준다.
안근우 동부화재 자동차상품파트 차장은 “안전운전 점수가 높은 사람이 손해율도 낮다는 걸 확인했다”며 “최근 들어 가입자도 급증하고 있어, UBI 특약이 고객의 안전운전 습관을 유도하는 효과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간병보험과 간편심사보험에서 적용받을 수 있는 효도특약도 착한 고객을 위한 상품이다. 이 특약은 자식이 부모를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보험료를 1∼2% 할인해주는 것을 말한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ING생명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피보험자(부모) 나이가 50세 이상이면서 계약자(자식) 나이가 20세 이상이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는 가입자를 가려내는 게 상품 설계의 트렌드였지만, 최근에는 착한 가입자를 가려내 혜택을 더 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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