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어머니’ 홍은혜 여사 100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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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창설 故손원일 제독 부인
해군 군가 작곡 등 한평생 헌신

해군을 창설한 고(故)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홍은혜 여사가 19일 오전 8시 4분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해군의 영원한 멘토인 홍 여사는 해군 역사 증인으로 ‘해군의 어머니’로 불린다.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홍 여사는 22세 때인 1939년 3월 이화여전(이화여대) 음악과를 졸업하고 30세였던 청년 손원일과 결혼했다. 이후 1945년 11월 11일 손 제독이 해군의 전신인 해방병단(海防兵團)을 창설하고 초대 해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일평생을 해군과 해군 장병, 6·25전쟁 전사자 유족들을 위해 헌신해 해군 장병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홍 여사는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 구매를 위해 해군 장병의 부인들과 함께 삯바느질을 하면서 전투함 구매자금 6만 달러 모금에 앞장섰다. 해군사관생도들이 일본 군가에 한국 가사를 붙여 부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해군 최초의 군가인 ‘바다로 가자’를 작곡하는 등 다수의 해군 군가를 작곡했다. 해군사관학교 1기생 공정식 전 해병대사령관은 “지금도 ‘바다로 가자’ 노래를 들으면 젊었을 때 제 몸속에 끓었던 피가 다시 솟구친다”며 “해군을 이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한 노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여사는 6·25전쟁 중에는 해군부인회 회원들과 함께 해군병원에서 해군·해병대 부상자들을 돌보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서울 용두동에 공장과 탁아소, 유치원, 식당 등을 지어서 전사자 가족들의 생계를 도왔다. 6·25전쟁 당시 피란 간 경남 진해에서 해군부인회를 조직해 부상병들을 돌보고 구호금을 모으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특20호, 영결식은 21일 거행되며 국립서울현충원 장군 제2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은 손명원 헤럴드고문(현대중공업·쌍용자동차 사장 역임)·동원 미국 오클랜드시 건축사·창원 등 3남, 손녀 손정희 도예가, 손녀사위 홍정욱 헤럴드·올가니카 회장이 있다. 고(故)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과 사돈 관계이기도 하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