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묶인 줄기세포 연구…中에 역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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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신규 임상건수
한국 15건… 중국은 19건
美·유럽도 적극 지원 추세
국내 규제엄격… 해외서 연구

미국에 이어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연구에서 세계 2위 선도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최근 중국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미래 잠재 가치를 확인한 중국이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로 인해 임상연구 자체와 관련 의료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발표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및 규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임상등록 사이트에 등록된 1570여 건의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 중 임상연구 314건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46건으로 미국(155건)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29건), 스페인(15건), 이스라엘(11건) 순으로 많았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신규 임상연구 현황만 놓고 보면 중국이 19건으로 우리나라(15건)보다 많았다. 2015년 신규 임상연구 건수는 중국이 한국보다 1건 더 많았다가, 2016년에는 양국 간 격차가 3건으로 벌어졌다. 2005년 ‘황우석 박사 사건’ 이후 우리나라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연구지원도 대폭 줄면서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사이, 중국은 2009년부터 활발한 지원으로 상업적 임상 개발을 지속적으로 늘려 한국을 앞지른 것이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자기재생’과 ‘분화’라는 특성을 이용해 조직재생은 물론 항염증 효과 등을 통해 기존 의학적 치료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잠재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생성할 수 있는 경제적 효용성이 높게 평가받으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는 상황이다.

유럽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 지원을 위해 개발 초기 단계부터 규제기관이 지원하는 ‘신속개발지원제도’(PRIME)를 지난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 1위인 미국은 기존 시판 치료제보다 효과가 현저하게 개선된 제품에 대해 개발을 지원하는 ‘혁신치료제 지정제도’를 수년 전부터 시행해왔다. 우리나라도 유사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지난해 발의되기는 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린 줄기세포 치료제 시술 논란 등으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학계 관계자는 “국내 규제가 엄격하다 보니, 학계나 개발업계도 해외로 나가 연구하거나 사업하려는 경향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