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4>“위기의 安, 주저하는 보수에 확신 주고 통합정부案 구체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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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이 말하는 ‘돌파구’

안보이슈 쟁점화 된 상황서
모호한 태도로 지지층 분산

프레임에 끌려다니면 안돼
미래·통합 등 강점 부각해야
호남 표에 지나친 의식 말고
중도·보수로 과감한 스탠스

대선을 14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지지층이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격차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졌다. 더 큰 문제는 문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진영의 결집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하락 추세가 어디에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기의 외부적 원인으로 ‘기존 양대 정당의 조직력’ ‘안보 프레임 부상’ 등을 꼽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 정권교체보다는 시대교체, 세대교체에 가깝다는 점에서 외부 환경은 결코 안 후보에게 불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결국 보수 표심을 확실히 견인하지 못한 전략 부재,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지 못한 채 경쟁자 프레임에 끌려다닌 행보 등 내부적 원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쟁보다는 미래 비전 제시에 선거운동을 집중하고 시대정신 차원에서 문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주저하고 있는 보수 표심을 끌어당겨야 한다는 제언 등을 내놓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화나 상대방의 결정적 실수 등 극단적 상황이 없다면 대권이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도 있지만, 선거 막판 보수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기의 원인 =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25일 통화에서 “안보 이슈가 쟁점화됐는데 안 후보가 보수층에게 신뢰를 충분히 심어주지 못했다”고 원인을 진단했다. 보수 정당의 후보들이 안보이슈를 부각하는 데 성공했지만 안 후보가 햇볕정책 등에 대해 “공과 과가 있다”는 등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지지층이 분산됐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에서 대북 이슈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긴 데다, 호남 경쟁에서는 네거티브 공세가 집중되면서 힘이 실리지 못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설득력 있게 끌어냈어야 하는데 문 후보 측의 공세가 집요했던 반면 안 후보 측은 정교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더 근본적인 문제로 전략 부재가 꼽혔다. 진보와 보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지지율이 정체돼 있던 문 후보에 비해 확장성은 있었지만, 그 지지를 잡아두기에는 힘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급상승한 지지율을 끌어당길 만한 자기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아리송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대책은 있나 = 안 후보가 자신의 콘텐츠를 가지고 강점을 부각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주문이다. 보수·진보 양강 구도를 강화하는 안보·네거티브 프레임에 끌려다니기보다 미래·통합 등 본인의 이야기를 유권자들에게 와 닿게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안 후보가 이야기하는 미래는 추상적이기 때문에 어설프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확장성은 한차례 지지율 급상승으로 증명됐기 때문에 호남 표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보수층에 좀 더 확고한 지지를 호소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은 “호남에 집착하지 말고, 중도·보수로 과감하게 스탠스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백의종군 선언 등 구체적인 주문도 이어졌다. 또 ‘39석 정당 국정 운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집권 후 통합정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바른정당의 합리적 보수, 민주당 비패권 그룹과 통합정부를 만들고, 대선 이후 새로운 집권당을 재구성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 시기도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선 전망 = 전문가들은 보수 표심이 유동적인 만큼 반문 정서를 설득력 있게 끌어온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대선이 불과 14일 남았고 문 후보의 지지세가 견고한 데다 안 후보 측의 전략 전술 개선 효과가 단기에 나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김동하·이근평·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