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 대국 생소함·부담… 커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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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유일 1승’ 이세돌 9단
“한국 기사들이 꺾어 줬으면”

이세돌(사진) 9단이 유일하게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이긴 인간으로 남을 전망이다.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柯潔) 9단은 23일과 25일 알파고와 대국에서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 25일 2차 대국에선 155수 만에 불계패했다. 알파고와 마지막 대국이 27일 열리지만, 전문가들은 커제 9단이 알파고를 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지난해 알파고와 맞서 1승(4패)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25일 알파고와 커제 9단의 2차 대국 해설을 맡았다. 한층 향상된 알파고의 능력을 이세돌 9단도 ‘간접체험’했다. 이세돌 9단은 “흔드는 바둑이 인간에게는 통하지만, 냉정한 인공지능에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저도 알파고와 3국까지 뒀을 때 생소함과 부담감에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굉장한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지난해 대국에) 아쉬움이 남지만, 다시 도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박정환 9단 등 한국의 후배 기사들이 알파고와 대국하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실체가 보이지 않는 상대와 싸운다는 게 가장 힘들었고 커제 9단도 그럴 것”이라며 “커제 9단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세돌 9단은 “이제 승패가 결정됐으니 남은 한판은 마음 비우고 (커제 9단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커제 9단이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지금의 알파고와 1년 전의 알파고는 두 점 정도의 실력 차가 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세돌 9단은 “사람과 알파고의 두 점 차이가 아니라 알파고와 알파고의 실력 차이를 말한 것”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두 점은 하늘과 땅의 실력 차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