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추경 11조2000억>베일벗은 ‘소득주도 성장’…‘3% - 30만명’ 두 토끼 잡을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J노믹스 핵심’ 구체화

김동연 부총리 후보자 지시
11조2000억으로 대폭 확대
‘대량실업 우려’ 근거로 편성

고용·경제성장 善순환 기대
“통과되면 최단시일 內 집행”

정부가 5일 내놓은 ‘2017년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뜻하는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가계의 소득을 늘리면, 소비가 증가하고 기업의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의 ‘선(善)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번 추경 규모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10조 원보다 1조 원 정도가 많은 11조2000억 원으로 조성됐다. 문 대통령이 4일 일자리위원회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단 1원의 국가 예산도 반드시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모든 정책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강력한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정부가 이번 추경 규모를 11조2000억 원으로 확대한 것은 예산 전문가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도록 추경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실무진을 독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편성하면서 ‘근거’를 찾기 위해 고심했다. 최근 경기 관련 지표가 호조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9.8%까지 치솟고, 분배 지표도 갈수록 나빠지자 “추경 편성의 명분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내세우는 추경 편성의 근거는 ‘대량 실업에 대한 우려’(국가재정법 89조 1항)이다. 정부가 이번 추경 편성을 위해 추가로 발행하는 국채는 없다. 추경을 편성한다고 해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정부가 이번 추경을 통해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일자리 창출 규모는 공공일자리 7만1000개와 민간 일자리 1만5000개 등 직접 일자리 창출 8만6000개와 고용장려금·고용서비스·창업 지원 등을 통한 간접 일자리 창출 2만4000개 등 11만 개다. 그러나 생계급여·긴급복지 등을 통한 소득보전이나 주거 지원, 국가 장학금 등을 통한 교육 지원 등도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일자리 창출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이번 일자리 추경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6%를 제시했지만, 일자리 추경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 0.2%포인트와 최근 경기 회복세 등을 고려하면 대외 요인에 큰 변화가 없다면 올해 성장률이 3% 안팎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도 당초 전망치 26만 명보다 크게 늘어난 30만 명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구윤철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이번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최단 시일 내에 집행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