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스캔들’ 문건 실제 있었다… 아베, 궁지에

日문부성 직원 컴퓨터서 발견
“총리 의향” 등 압박내용 담겨
내각부서도 진상조사할 예정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인이 운영하는 사학법인에 수의학부 신설의 특혜를 베풀었다는 ‘사학 스캔들’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초 아베 총리를 의미하는 ‘관저 최고위층의 의향’이 담긴 문건의 존재를 부인하던 문부과학성이 재조사를 통해 이 문건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해당 문건을 문부성에 보낸 내각부에서도 진상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15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언론과 야당이 공개한 문부성과 내각부 사이에 오간 사학 스캔들 관련 문건에 대해 문부성이 재조사한 결과 부처 직원들의 컴퓨터에서 이 문건이 복수로 발견됐다. 이들 문건은 아베 총리의 지인이 운영하는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대해 “관저 최고 레벨이 말하고 있는 것” “총리의 의향”이라는 표현으로 내각부가 문부성을 압박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문부성은 앞서 “문서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아베 정권은 이를 토대로 해당 문서를 ‘괴문서’로 칭하며 의혹을 부인했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재조사가 진행됐다.

또 이날 후지TV는 그동안 사학 스캔들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던 내각부에서도 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재조사 결과에 따라 아베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릴 전망이다. 이미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인 ‘아키에 스캔들’로 아베 정권이 타격을 받은 데다, 마침 이날 반대 여론이 강한 테러대책법안(조직범죄처벌법 개정안)이 집권 자민당에 의해 국회에서 강행 처리돼 일본 정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테러대책법은 ‘중대범죄’를 사전에 계획만 해도 처벌하도록 해 ‘마음을 처벌하는 죄’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야당과 시민단체는 이 법이 일본을 감시사회로 만들 것이라며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