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검찰 이어 감사원도 ‘아키에 스캔들’ 본격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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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초등학교 부지 實地검사
아베 ‘私學 특혜 의혹’도 확산

일본 검찰에 이어 회계검사원(감사원에 해당)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사진) 여사가 연루된 국유지 헐값 매각 의혹, 이른바 ‘아키에 스캔들’ 관련 조사에 본격 착수하며 진상 규명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 아베 총리 본인이 연루된 ‘사학 스캔들’인 수의학부 신설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 일본 야권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1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회계검사원이 지난 20일 아키에 스캔들의 발단이 된 극우 성향 모리토모(森友)학원의 신설 초등학교 부지에 대해 ‘실지(實地)검사’를 했다. 실지검사는 회계검사원이 정부 부처 등을 조사하는 절차의 하나로 해당 장소에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관계자를 조사하고 시설 등의 상황을 확인하며 조사 대상이 된 기관은 회계검사원의 조사 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는 사실상 강제 조사다.

오사카 부(府) 도요나카(豊中) 시에 있는 모리토모학원의 신설 초등학교 부지는 아키에 여사의 배려로 일본 재무성 측이 모리토모학원 측에 시세의 약 14% 가격으로 매각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회계검사원 직원들이 해당 부지의 상황과 완성 직전이었던 초등학교 교사 내부 등을 확인했다. 아사히신문은 회계검사원이 이 부지의 매각 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오사카(大阪)지검 특수부도 지난 19일 모리토모학원 측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일본 정기국회가 19일 폐회되면서 검찰과 회계검사원이 아키에 스캔들에 대한 본격 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아베 총리가 지인이 운영하는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에 특혜를 베풀었다는 ‘사학 스캔들’과 관련해 20일 새로운 정황이 드러났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이 아베 총리가 언급한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시점을 문부과학성 측에 제시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이날 추가로 공개된 것이다. 이에 하기우다 부장관은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가케학원이라는 이름을 말한 적은 없다”며 “총리가 개학 시기를 지시했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부성은 이미 자체조사를 통해 총리관저를 담당하는 내각부가 문부성에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압박하는 내용을 담은 14건의 문서를 발표했으면서도 이 문건은 발표 당시 포함하지 않다가 언론의 지적으로 뒤늦게 공개해 재차 은폐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일본 제1야당인 민진당은 임시국회를 열어 정부·여당을 추궁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