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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World & Idea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2일(水)
美·印·日 ‘인도양 동맹’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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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일본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해상군사훈련 ‘말라바르’가 지난 10일부터 인도양 벵골만 해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 인도의 항공모함 비크라마디티아, 그리고 일본의 경항공모함급인 대형 호위함 이즈모가 참여했다. 말라바르 훈련은 1992년 미국과 인도 해군이 해마다 태평양과 인도양에서 번갈아 하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간헐적이던 일본의 참여가 지난해부터 정례화하면서 3국 훈련으로 발전됐다. 이번 훈련은 17일까지 계속되는데, 중국의 인도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훈련을 바라보는 중국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최근 국경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를 한번 손봐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도가 미국·인도·일본 3국 동맹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지난달 3일 인도 시킴주(州)와의 국경지대에서 인도군 벙커 2곳을 무력(武力) 파괴했다. 중국 측은 인도군이 국경을 침범해 벙커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인도는 중국군의 무단 월경 및 도발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양국 모두 국경지대에 병력을 집중시키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인도의 태도는 과거와 달랐다. “2017년 인도는 1962년 인도와 다르다”며 강경히 맞섰다. 이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의 역사는 매우 길고 복잡하다. 이 문제를 일단 폭력적으로 정리한 것은 1962년 중국·인도 전쟁이다. 중국은 1959년 티베트 봉기가 일어나고 인도가 달라이라마 티베트 망명정부를 지원하자, 티베트 저항운동 배후지를 없애기 위해 인도를 침공해 아루나찰프라데시와 아커사이친을 점령했다. 그리고 아루나찰프라데시는 인도에 넘겨주고 철군했으나, 아커사이친은 영토로 편입시켰다. 아커사이친은 거주 인구나 자원이 거의 없으나, 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자치구를 연결하는 219번 국도가 지나가는 군사·경제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아루나찰프라데시는 인도의 29개 주 중 하나가 됐는데, 최근 중국이 남(南)티베트라 부르며 영유권을 다시 주장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을 경계하는 것은 북부 국경 때문만이 아니다. 오히려 중국의 인도양 진출을 더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 미국의 해양 봉쇄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해양수송로를 확보하려는 중국은 미얀마·방글라데시·스리랑카·몰디브·파키스탄 등 인도양 주변 국가 항구에 전략적 진출 거점을 마련하고, 이를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그 모양이 진주목걸이와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진주목걸이 전략’이란 명칭이 붙었다. 지도를 놓고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처럼, 인도 입장에서는 중국의 반(反)인도 연합 인도양 포위작전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지정학적 흐름으로 인도가 미국·일본과의 연합에 적극성을 띠기 시작했다. 인도는 ‘동방정책(Look East)’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 및 교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일단 경제협력을 통해 인도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중국 견제라는 정치·군사적 목적도 적지 않다. 미국과 일본은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미국이 인도와의 원자력 협력을 확대하는 등 인도의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하고, 아시아·태평양 대신에‘인도·태평양(Indo-Pacific)’이란 용어를 선호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일본도 인도와의 군사·경제 교류 수준을 계속 높이고 있다. 미국·인도·일본 ‘3각 동맹’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억 달러 규모의 군사용 드론 인도 판매를 승인하는 등, 인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과거 냉전 시절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수교하고 중국의 경제 및 군사 현대화를 도와줬던 것과 비교하기도 한다. 과거 소련 곰을 중국 호랑이로 견제했던 것처럼, 이제는 인도 코끼리로 중국 호랑이를 견제한다는 것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도 중국 견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공업 생산지를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는데, 미국·인도·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도 2015년 5월 한·인도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최근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또, 지난 8일 독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모디 총리 간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이른 시일 내에 인도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이 인도와 군사적 동맹을 맺는 것은 아직 현실적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드 보복과 같은 중국의 지경학적(地經學的) 공세에 맞서 시장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도 인도와의 경제 협력은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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