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축구협회장, 부패 혐의로 체포

앙헬 마리아 비야르(67) 스페인축구협회장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비야르 회장은 18일 오후(한국시간) 스페인 경찰로부터 횡령과 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경찰은 비야르 회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축구협회의 공금을 빼돌려 지역 축구계 인사들에게 뇌물 성격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22경기에 출전하는 등 선수로서도 이름을 알린 비야르 회장은 1988년 축구협회장직을 처음 맡아 29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의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미셸 플라티니 전 UEFA 회장의 자격정지 징계로 UEFA 회장 대행을 맡기도 했던 비야르 회장은 지난해 회장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여전히 세계 축구계의 거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스페인 당국은 비야르 회장의 부패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치안 판사와 부정부패 방지를 전담하는 검사를 투입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축구협회를 급습해 비야르 회장 외에도 그의 아들 고르카 비야르, 축구협회 고위 임원 등을 체포하고 압수 수색까지 펼쳤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비야르 회장과 관련해 최소 4명, 많게는 10여 명을 체포했다. 비야르 회장이 몸담은 UEFA는 “보도 내용을 살펴보고 있지만, 현재 말할 것은 없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비야르 회장이 축구계 비리에 연루된 건 처음이 아니다. 비야르 회장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비리에도 엮이는 바람에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와 함께 2만5000스위스프랑(약 2900만 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