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100대 국정과제>野 “100대 과제 추진, 독선으론 해결 안돼”

일제히 “정치보복 말라” 비판
91개는 국회 입법과정 필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20일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발표에 대해 ‘점령군’ ‘정치보복’ 등 원색적인 단어를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구나 100대 과제 중 91개 과제는 465건의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다당제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입법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0대 과제 중 91개 과제는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같은 독선과 독주 정치, 불통 정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100대 과제를 추진하려면 178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며 “이 178조 원은 지금처럼 세수가 잘 걷힌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거꾸로 말하면 재원에 대한 무대책 발표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새 정부 100대 과제 중 제1호가 적폐청산인데,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정치보복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100대 과제 중 공무원의 정치참여 보장은,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라는 헌법과 법률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정당 가입 연령폐지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등 악용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당 의원총회에서 “여소야대 국회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협치하지 않으면 법률 통과가 어렵고, 나아가 100대 과제 달성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전날 구두논평을 통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초기부터 ‘점령군’ 내지 ‘완장 찬 군기반장’ 등으로 불렸다”며 “적폐청산과 반부패, 과거사 해결 등은 구체적 내용이 나오기도 전에 문재인 정부가 보복 정치를 하려 한다는 인상을 너무 많이 남겨 빛이 크게 바랜 상태”라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필요한 총 465건의 법률 중 내년 말까지 300여 건의 법률 제·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관련 법안 123건은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공무원 정치참여 보장 등 여야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 사안이 많아 입법 과정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