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共 비정규직 31만명 정규직 전환 시동… 일자리 축소·재정 부담 숙제

정부 “큰 재원 드는 처우 개선
단계적·점진적으로 추진할 것”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일자리 양극화 완화에 도움을 주리란 기대와 함께 기존 일자리가 축소되고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20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방침 및 기준을 실제 시행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우선, 재원 마련을 위해서 국민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총 31만1888명이다. 공공기관이 11만3187명으로 가장 많고, 교육기관 11만2177명, 지방자치단체 5만1010명, 중앙부처 2만888명, 지방공기업 1만4626명 등이다. 이 중 기간제 근로자는 19만1233명으로, 직종별로는 교육기관의 기간제 교원과 강사가 29.0%로 가장 많고, 사무보조원과 과학·연구보조원이 22.4%에 달한다. 파견·용역 근로자 수는 12만655명으로, 청소원·경비원·시설관리원 등 3개 직종이 63%를 차지한다.

이들 기간제와 파견·용역 근로자 중 ‘앞으로 2년 이상, 연중 9개월 이상’ 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무기계약직 21만1950명에 대해서는 승급 체계 정비와 복지 포인트, 명절상여금, 식비, 출장비 지급을 통한 처우 개선이 이뤄진다.

여기에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새로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정부는 우선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에 초점을 두고 큰 재원이 필요한 처우 개선은 단계적,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정규직에도 임금 동결을 통한 ‘비정규직 껴안기’를 호소해 재정 부담도 덜고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파견·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민간 용역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계약 기간은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계약을 앞당겨 종료할 경우 각 기관과 업체가 반드시 사전에 협의하도록 했다.

그러나 파견·용역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채용 시 노조와 사측이 협의를 거쳐 임금수준을 결정하도록 한 방침은 현실적으로는 시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부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서 충분한 협의를 통해 원만히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현장지원단을 파견해 노사 의견 조정과 컨설팅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