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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World & Idea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6일(水)
시리아 내전의 한반도 反面敎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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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시리아 내전에 비극적 뉴스 이상의 관심을 갖는 한국 사람은 드물다. 그보다는 시리아와 북한의 핵·화학무기 커넥션이나, 최근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미국이 시리아를 폭격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에 간접 메시지를 전했다는 분석 등이 고작이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 자체가 한반도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최근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서 발을 빼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시리아 입장은 강경해 보였다. 당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이 사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공군 기지를 토마호크 미사일로 공격했다. 반응은 매우 좋았고, 계속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를 강공으로 밀어붙일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었었다. 그러나 반대 방향으로 흘렀다. 2013년부터 실시돼 온 중앙정보국(CIA)의 시리아 반군 지원 프로그램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알아사드 정권 전복의 사실상 포기를 의미한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아랍국가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힘의 공백을 이란이 채우게 됨으로써,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헤즈볼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벨트’가 형성될 것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친러 알아사드 정권을 통해, 러시아 해군 지중해 보급기지인 타르투스항(港)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 입장이다. 중동에서 빠져나온 미국의 힘이 아시아로 이동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랍의 봄’이 확산되던 2011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알아사드 정권은 무사할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당시 ‘시리아 레짐 체인지’를 주장하면, 현실성 없는 이상주의자 혹은 무책임한 강경파로 취급당했다. 미국은 물론 터키와 사우디도 알아사드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과 시위대 간의 유혈충돌이 내전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알아사드 정권 퇴진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집트와 리비아처럼 시리아 정권도 붕괴할 것이란 낙관론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알아사드 정권이 6년의 내전을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첫째, 이집트나 리비아와 달리 군(軍)을 통제·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은 군을 동원해 ‘아랍의 봄’을 잠재우려 했지만, 이집트 군부는 반대로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는 무바라크가 이집트군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집트군이 무바라크 정부를 통제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의 경우는 민중 봉기가 시작되자, 군이 붕괴해 버렸다. 군이 부대 단위로 집단 이탈해 시위대에 합류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군은 이집트군처럼 독자적 세력을 형성하고 있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리비아처럼 집단 탈영하는 현상도 일어나지는 않았다.

둘째, 국제 역학의 균형이다. 제재와 내전으로 국고가 고갈된 알아사드 정권이 연명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 덕분이다. 이 두 국가는 자금과 무기 공급은 물론, 직접적 군사 지원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군사고문단과 공병대, 그리고 공군을 파병했으며, 이란인과 레바논 헤즈볼라 대원이 전투에 참여한 것이 확인되고 있다.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것은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용인 혹은 묵인했기에 때문인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또, 수니파 사우디와 시아파 이란 간의 힘의 균형도 한몫하고 있다.

셋째, 이슬람국가(IS) 등과 같은 극단적 이슬람주의 세력의 확산 우려 때문이다. 알아사드 정권의 기반인 알라위파는 물론, 시리아 인구의 약 10%를 점하고 있는 시리아 기독교가 알아사드 정권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미국의 미온적 태도 역시 시리아를 급진 이슬람 세력에 넘겨줄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다. IS나 친 알카에다 성향의 알누스라 전선은 물론, 그동안 미국이 지원해 준 자유시리아군(FSA)의 내부 주도권도 이슬람주의 세력이 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주의적 참극과 대량 난민 사태를 발생시킨 시리아 내전은 한반도에 여러 가지 교훈을 준다. 7년 전까지 시리아는 표면상 평화로웠으며, 당시 알아사드 정권은 견고해 보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부 모순은 폭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비는 없었다. 혼동 와중에 러시아는 ‘비토권’을 행사하고, 미국은 적극성을 보이질 않았다. 군이 통제되는 한 아래로부터의 변혁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 결국 시리아 내전은 묘한 세력 균형 속에서 장기화할 뿐이다. 북한 급변 사태가 발생할 때,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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