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윤이상 이름 되찾기’ 논란 재점화

“도천테마파크·콘서트홀 명칭
윤이상 공원·홀로 바꿔달라”
시민단체, 의회에 건의서 제출
민주당 시의원 조례 발의 계획

한국당 “이름 못붙인 이유있어”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고향 경남 통영에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윤이상 이름 찾기 운동’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이념 논란 등으로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공원이나 국제음악당에 그의 이름을 붙이지 못했다.

16일 통영시의회에 따르면 통영국제음악제 시민서포터즈인 ‘황금파도’는 지난 7일 의회를 방문해 ‘윤이상 이름 되찾기’ 관련 건의서를 제출했다. 시민 300여 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건의서에서 “통영이 음악 도시로 위상을 높이고 있고 이 성과의 배경에는 통영국제음악제의 성공적인 개최가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통영시가 누리고 있는 음악적 성과는 대부분 윤이상 선생으로부터 기인했지만 마땅히 선생의 이름이 부여되어야 할 곳에 엉뚱한 이름이 붙어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천테마파크’를 ‘윤이상기념공원’으로, 통영국제음악당 내 콘서트홀도 ‘윤이상홀’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배윤주(더불어민주당) 시의원도 다음 달 열리는 임시회에서 ‘도천테마파크’ 명칭을 ‘윤이상기념공원’으로 바꾸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도천테마파크는 윤이상 선생을 기리기 위해 그의 생가터가 있던 도천동 일대에 2010년 건립됐으나 이념논란으로 ‘윤이상’ 이름을 쓰지 못하고 현재의 명칭을 갖게 됐다. 국·도비를 지원받아 2013년 개관한 통영국제음악당의 당초 이름도 ‘윤이상 음악당’이었다.

하지만 명칭 변경 문제를 다룰 시의회를 자유한국당(13명 중 8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 한국당 시의원은 “도천테마파크나 통영국제음악당에 윤이상의 이름을 붙이지 못한 이유가 있고 지금도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영=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