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적 재정 편성해달라”… 내년 지출 최소 5% 늘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심사숙고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2018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김동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손을 모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호웅 기자 diverkim@

오늘 내년 예산안 당정협의

병사급여 등 국방비 증액 요구
협의중 ‘건전성 걱정’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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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고 내년 예산안을 정부지출 증가율이 경상성장률(물가수준을 고려한 경제성장률)보다 높도록 확장적으로 편성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내년 정부 지출이 올해보다 최소 5%, 많게는 7%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연일 쏟아지는 선심성 복지 정책으로 재정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와의 당정 협의 후 브리핑에서 “경제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며 “국정과제와 추가 재정 소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예산을 재정 확장적으로 편성하는 동시에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안보 상황을 고려해 국방비 증가율을 이전 정부보다 높은 수준으로 하고 병사 급여를 2022년까지 최저임금 50% 수준으로 인상하기 위해 내년에 대폭 올리고 기본급식 단가 및 예비군 훈련보상비도 50% 인상(1만→1만5000원)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누리과정 전액 국고지원,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치매 국가책임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와 영세 소상공인 지원에 추가 지출 소요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예산으로 반영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정부가 적게는 수조 원에서 많게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복지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꼼꼼하게 재원 대책을 검토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설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나라 곳간이 버텨낼 수 있는 수준인지 의구심이 커져만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178조 원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정치권과 경제부처 안팎에서는 최소한의 추정치일 뿐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돈이 투입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공약 재원 조달을 위해 첫해인 내년 7%를 비롯해 매년 평균 4.7%씩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5년간 4.7%의 총지출 증가율은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조금 미흡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정부 지출 증가율이 매년 최소 5%는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불필요한 데 쓰던 돈을 11조 원 정도 줄여 이를 이번 정부 중점 추진 사업에 투입하고 경제 성장에 따라 늘어나는 세수 증가분에 더해 세율 인상으로 수입을 늘린다는 게 정부 계획이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할지 미지수다. 이날 당정협의에서조차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백재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모순되는 것 같지만 건전성을 잘 유지하면서 확장적 재정으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수진·송유근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