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 = 김정훈 기자 kimjh@
페북,경쟁사 스냅챗 트래픽분석
인수·서비스 전략 활용하기도
구글·애플 앱장터 빅데이터화
정보 활용내역에 대해선 함구
EU ‘프라이버시실드협약’ 체결
美기업의 무분별정보수집 차단
글로벌기업 정보독점 이슈화에
국내서도 보호조치 강화 움직임
페이스북(왼쪽 사진),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마케팅 등에 이용할 목적으로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방대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면서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개인정보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빅데이터 독점을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대응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국내에서도 이들 기업의 개인정보침해 이슈가 불거질 것으로 보여 추이가 주목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페이스북이 자사의 보안 애플리케이션 오나보 프로텍트를 이용해 경쟁사 서비스 스냅챗의 트래픽을 수집,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오나보 프로텍트는 2013년 페이스북이 인수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나보가 운영하는 데이터 보안 앱이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오나보 프로텍트 이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이력을 자사 서버에 저장해 이용자가 어떤 앱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국가나 성별에 따른 이용 패턴 등 정보를 얻어 왔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오나보 프로텍트 사용 약관을 통해 어떤 정보가 저장되는지 공지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약관에 따르면 앱은 자사 서비스와 직접 관련이 있는 기능을 제공하거나, 광고 집행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경쟁사 현황을 분석,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약관 내 해당 사항이 없다. 실제 페이스북은 인수나 서비스 전략을 수립하는 데 오나보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더불어 WSJ는 해당 보도에서 구글, 애플(오른쪽) 등 여타 글로벌 IT 기업 또한 개인정보보호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과 애플은 자사의 앱 장터를 통해 경쟁사의 성과를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이에 따른 사생활 침해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 5월 프랑스 정보보호기관 CNIL은 페이스북이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15만 유로를 부과했다. 같은 날 네덜란드 당국 역시 페이스북이 사생활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당국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를 문제 삼아 조사 중이며 연내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인수한 왓츠앱과의 이용자 데이터 공유도 논란거리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5월 이 문제를 이유로 페이스북에 과징금 1억1000만 유로를 부과했다. 페이스북이 인수 당시에는 두 회사의 이용자 계정을 기술적으로 결합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2년 뒤 이용자 계정을 결합하기 시작한 점을 지적했다. 독일 당국은 지난해 페이스북에 왓츠앱 이용자 정보 보관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2016년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이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위치정보 이용약관에 동의할 것을 가입 단계에서부터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조항이 정보통신망법 및 위치정보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IT 기업의 개인정보침해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EU는 지난해 ‘프라이버시 실드’ 협약을 체결했다. 법적인 감시체계를 통해 미국 기업이나 정보기관이 자국민의 데이터에 무분별하게 접근하고 수집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EU는 조만간 개인정보보호 규제를 강화한 ‘개인정보보호일반규정(GDPR)’도 발효할 예정이다. 개인정보 등 데이터가 저장되거나 전송되는 위치 및 방법에 대한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정책이다.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인터넷 기업이 이를 위반하면 최대 2000만 유로 혹은 매출액의 4%를 과징금으로 물게 된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IT 기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의 빅데이터 수집 및 활용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국내에서도 글로벌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