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29곳으로 급증… 애먼 ‘도시재생 사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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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지구는 재생사업 배제
서울 이어 성남 분당구 탈락
24곳 불시에 추가 지정 우려
“필요 없는 곳 포함될까 걱정”

투기과열지구가 한 달 새 29곳까지 불어나면서 문재인 정부 1호 공약으로 5년간 50조 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제대로 시동도 걸기 전에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정부가 집값 급등 지역을 도시재생 사업 선정 대상에서 전면 배제키로 하면서 서울에 이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 지역이 후보군에서 대거 탈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후주택이 많은 부산 등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꼽힌 24곳이 불시에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될 여지가 있어 사업지 선정 작업은 더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25개 구), 경기 과천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데 이어 이날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까지 추가 지정하면서 도시재생 사업 추진 가능 지역은 갈수록 줄고 있다.

정부는 8·2 대책 당시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올해 도시재생 사업 선정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내년에 집값이 안정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선정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가뜩이나 집값이 들썩이는 마당에 소규모라도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가는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재생이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아닌데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겨냥해 저층의 단독주택을 사들이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유력 후보지였던 서울 등이 제외되면서 선택지가 줄어든 데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집중 모니터링 지역까지 공개하는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찔끔찔끔 이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도시재생 사업 지역이 오락가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부서가 지정 직전 도시재생 담당 부서에 살짝 ‘귀띔’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워낙 매우 급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도시재생 사업지를 선정해놨다가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사업 선정계획을 8월 말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투기과열지구가 대거 후보군에서 빠지면서 계획 전면 수정에 나선 상황이다. 500곳 중 110곳이던 첫 사업 대상지 역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한 발 늦추더라도 (과열된) 부동산 시장부터 잡고 도시재생 사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서울이나 수도권 등을 빼고 나면 인구가 줄어든 농촌 등 굳이 사업이 필요 없는 곳까지 대상지에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