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부부강간’ 인정 50대 남성에게 7년형 선고

법원이 부부 사이 강간을 인정, 50대 남편에게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형사2부(이석재 부장판사)는 7일 강간과 준강제추행,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S(57) 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신상정보 7년간 공개, 위치추적장치 10년간 부착,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S 씨는 지난해 6월 자택에서 아내(50)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친정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흘리자 “왜 밥 먹는 분위기를 깨느냐”면서 머리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S 씨는 결혼 1개월밖에 안 된 상태였다. 그는 “부부싸움이 끝나고 화해했고 합의해 성관계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S 씨는 예전 동거 여성들에게도 옷을 벗기고 폭행한 전과가 수차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침해한데다 피고인이 유사한 범죄를 저질렀고, 범행을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부부 간 강간죄 성립을 부정했던 법원이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부산지법에서 ‘부부 강간’ 개념을 인정한 이래 점차 그 인정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전주지법 관계자는 “부부 사이에는 동거 의무와 상호 성적 성실의무를 부담하지만 폭행, 협박 때문에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가 내포됐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 사건은 혼인 신고를 마친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신혼 기간에 피고인이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핑계 삼아 부인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행·협박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며 “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근본적으로 침해, 강간이 성립된다고 판단한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