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강 對 강’ 충돌>對北투자·원유수출 금지… EU도 ‘제재’ 추가

- 28개국 대사들 ‘초안’ 합의

수출금지 사치품목 추가될수도
폴란드‘北노동자 축소’가능성
항공사들 일본行 항공로 변경

유럽연합(EU)이 투자·원유 수출 금지 등을 담은 추가 대북제재 초안에 합의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2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EU 28개 회원국 대사들은 이날 신규 제재 초안에 동의했다. EU는 내달 16일 열릴 장관급 회의에서 이를 채택하기 위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전망이다. 신규 추가 제재에는 대북 투자·원유 수출 금지가 포함된다. 북한 수출이 금지되는 사치 품목이 늘어날 수 있다.

또 유럽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대북 송금액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북한 출신 노동자의 수입이 핵·미사일 개발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독재를 지탱하는 자금으로 보고 이들이 벌어들인 수입이 북한에 흘러들어 가는 것을 줄이기 위해 이런 조치를 제재안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 수를 500명에서 300명으로 줄이는 것과 신규 제재 대상에 북한 관계자 8명이 추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EU가 북한으로 송금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을 현재의 1인 1회 1만5000유로(약 2032만 원)에서 3분의 1 수준인 5000유로(677만 원)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제재안을 회원국에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U는 지난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무기와 관련 물질 거래 금지, 항공기·로켓 원료 수출 금지, 귀금속 무역 금지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대북제재를 시행해 오고 있다. 이번에 추진되는 제재는 제재 강도를 보다 강화한 것이다.

한편 이날 NHK방송에 따르면 루프트한자, 스위스 국제항공, 스칸디나비아 항공 등 유럽지역 3개 항공사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여파로 동해를 비켜나가는 방식으로 유럽과 일본 간 항공로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군사적 히스테리’가 재앙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모험을 결연히 규탄한다”며 “그러나 군사적 히스테리는 단지 막다른 골목이 아니다. 그것은 재앙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한·미 연례 합동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동결을 조건으로 대북 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제안에 대해 “모욕적인 것”이라며 수용을 거부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