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강 對 강’ 충돌>SLBM 활용 태평양서 수소탄 실험 나설 가능성

- 北, 어떤 도발 노리나

이번 주말이나 10월10일 전후
美, 본토 위협으로 간주할 수도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22일 성명과 관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태평양상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거론해 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 외무상의 말대로 북한이 실제 태평양상에서 수소탄 시험을 감행하면 미국은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 군사적 대응 카드까지 꺼내 들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한반도 주변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북한이 추가로 감행할 수소탄 시험은 지난 3일 북한이 실시한 바 있는 6차 핵실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당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며 관련 기술 개발이 완성 단계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수소탄은 위력을 조정해서 시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여러 가능성을 두고 평가하고 있다”며 판단을 보류한 상태다. 이 때문에 북한이 리 외무상 발언대로 태평양에서 추가 수소탄 시험을 감행한다면, 수소탄 소형화 기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처럼 지하가 아니라 대기권에서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북한으로서도 엄청난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대기권 핵실험은 1996년 유엔에서 체결된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에 의해 전면적으로 금지돼 있어 이미 대북 제재에 나선 국제사회와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리 외무상의 발언이 단순히 말 폭탄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직접 반박 성명에 나선 만큼 어떤 형태로든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고 그 수위 역시 ‘역대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혹은 고체엔진 기반의 ICBM 화성-13형 등을 최대사거리로 발사해 괌을 직접 겨냥하는 능력을 과시할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화성-12형 괌 포위사격, 실거리 6000∼7000㎞ 수준의 화성-14형, 북극성 3형, 혹은 화성-13형 등을 내세운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예상되는 도발 시기는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늦어도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노동당 창건일 전후다. 앞서 지난 4일 국가정보원도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10월 10일을 전후해 ICBM을 정각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