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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06일(金)
“삼성·LG 세탁기로 美산업 피해”…세이프가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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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인해 자국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한국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 ITC는 이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양사 수출품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ITC는 삼성과 LG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산’ 제품은 피해 판정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양사 모두 대부분을 베트남 등 해외공장에서 제조·수출하고 있어 ‘한국산 면제’ 혜택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과 같은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라도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ITC의 이날 피해 판정이 곧바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청문회 등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활과 보호무역 기조를 일찌감치 천명한 만큼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연간 1조 원이 넘는 삼성과 LG 세탁기의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월풀이 청원한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은 삼성과 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다. 이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월풀(38%), 삼성(16%), LG(13%) 순이다. 삼성과 LG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 1400억 원)이다.

삼성과 LG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월풀은 양사가 반덤핑 회피를 위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한 것이라며 세이프가드를 요청했다. ITC는 이날 피해 판정에 따라 오는 19일 ‘구제조치(remedy)’ 공청회를 개최하며, 내달 투표를 거쳐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구제조치로는 관세 부과 및 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포함된다. ITC는 이어 12월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한다. 이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월풀의 청원 이후 의견서 제출과 공청회 참석 등을 통해 세이프가드를 막으려고 노력해왔다. 삼성과 LG도 미국의 세탁기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지 않았다며 월풀의 피해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ITC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요청 안건을 심의한 것은 태양광 패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ITC는 지난달 22일 한국과 중국, 멕시코 등에서 수입된 태양광 패널이 자국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정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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